이한구, 비박계 보이콧에도 공천강행…김무성에 ‘선전포고’

이한구, 비박계 보이콧에도 공천강행…김무성에 ‘선전포고’

입력 2016-03-11 16:19
수정 2016-03-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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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측 공관위 보이콧에 “이상한 행동” 김 대표 “나중에 한 번에 얘기하겠다”…전열 정비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김무성 대표 측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의 보이콧에도 공천 심사를 강행하면서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이 위원장은 황 총장과 홍 사무부총장이 독단적 운영을 비판하며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62곳의 제3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워낙 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두 분이 참석하지 않아도 심사는 계속 한다”면서 “두 사람은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 뿐이다. 고위당직자들이 선거 준비를 외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김 대표의 지역을 최고위 합의와 달리 경선 지역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촉발된 갈등이 본격 점화한 가운데 다시 한번 기름을 끼얹은 셈이다.

더욱이 이 위원장이 김 대표 측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공관위 심사와 발표를 이어갈 방침을 세움에 따라 양측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국회에서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다 “나중에 한꺼번에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이 공관위의 파행 속에서도 심사를 강행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겼다.

이 위원장과 홍 부총장은 오후 공관위 회의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만나 공개 설전을 벌이며 부딪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회의는 안나오고 라디오 인터뷰만 하느냐”고 뼈있는 얘기를 건네자 홍 부총장은 “오늘 그렇게 뵈려고 해도 용안을 뵐 수가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몇 차례 연락했다. 우리가 바보인줄 아느냐”면서 “자꾸 그런 식으로 하지마라. 아까 우리 위원들 모였는데 (홍 부총장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으니까 좀 조심해…”라고 재반박했다.

이에 홍 부총장은 “밀어붙이면 안된다. 들어줄 것은 들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황 총장은 이 위원장의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공당에서 사조직이 아닌 공관위 업무를 독선적으로 하면 안된다”면서 “그러면 당연히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은 사퇴하라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대표측은 이 위원장의 ‘독주’를 위한 별도의 최고위 소집도 검토 중이다.

당 내에서는 황 총장의 이 같은 요구를 사실상 김 대표의 의중과 같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황 총장과 홍 사무부총장은 이날 수시로 김 대표와 연락을 취하며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격을 위한 전열 정비인 셈이다.

다만 김 대표로서는 이 위원장의 독주에 딱히 제동을 걸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최고위가 공관위에 재심의를 요구한다고 해도 공관위가 3분의 2 이상의 찬성만 있으면 그대로 확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공관위에는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위원 숫자가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차 공천 심사 결과 김태환 의원이 컷오프됐을 때도 강력히 반발했지만 결국 최고위에서 만장일치로 추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러한 정치 역학 관계가 반영된 것이다.

한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 지역의 경선 발표에 대해 “공관위가 발표하기로 의결했기 때문에 결정 자체를 뒤엎을 수 없다”면서 “오늘은 안될 것 같고, 내일쯤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부산 중·영도구에서 김 대표를 포함한 경선 실시를 발표하고 나면 일단 최악의 국면은 피할 수 있겠지만, 내재된 갈등은 언제든 폭발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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