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식회의서 언급 자제…국조·특검 요구는 거부 野 “朴대통령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국조·특검해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청와대 내부 문건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특히 이 사건의 성격 규정을 둘러싼 여야의 견해차가 극과 극이어서 양측의 신경전이 더욱 날카롭게 전개되는 형국이다.
여권은 2일 이 사건을 ‘국기 문란’에 따른 문건 유출 사건으로 규정하고 정치 공세 대신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것을 주문했지만, 야당은 이 사건을 ‘십상시 게이트’, ‘정윤회 게이트’, ‘청와대 권력암투’ 등으로 명명하고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 등을 연일 요구했다.
다만 이 사건의 쟁점화를 원치 않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식 회의에서는 문건과 관련해 언급을 피했다. 이날이 예산 국회 마지막날로 예산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문건 유출은 국기문란 행위”라면서 “검찰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수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특검 요구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먼저”라고 일축했고, 국조 요구에 대해서는 “국민을 더 혼란스럽게 할 것이다.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거부했다.
친이계인 김 수석대변인은 다만 “측근이 불합리하게 또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다든지 비리에 연루된다면 그것은 문제”고 지적하기도 했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찌라시 내용이 이러저러하다는 것을 적시한 것”이라면서 “여의도(정가)에서는 이미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비선 국정 농단설’의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정윤회 씨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 사라진 지 정말 오래된 분으로, 야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끌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건 유출에 방점을 두고 이번 사건을 ‘국기 문란’으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사실상 수사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예산국회 종료 직후부터 상설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실시,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 등 가용한 모든 카드를 동원해 여권을 압박할 계획이어서 이번 논란은 여권의 바람대로 쉽게 사그라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국회가 끝난 즉시 ‘정윤회 게이트’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실 규명이 중요하다”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특정인과 비선라인의 농단 의혹을 문건유출 파동으로 축소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 역시 권력 심층부의 국정농단 의혹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또다시 특검이나 국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른바 ‘십상시의 난’, ‘정윤회 게이트’ 진상규명에 있어 어떤 성역도 있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당 ‘비선 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 소속인 진성준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제시로 검찰이 꼬리 자르기로 넘어가려는 게 아닌가”라며 “이번 사건은 일종의 청와대 내부의 권력투쟁과 암투의 산물로, 정권 출범 직후부터 박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씨와 정윤회씨간 갈등설이 회자돼 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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