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 개의놓고 일진일퇴…정의장 野손들어줘

여야 본회의 개의놓고 일진일퇴…정의장 野손들어줘

입력 2014-09-26 00:00
수정 2014-09-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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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산회직후 의총서 정의장 성토…野 ‘표정관리’

국회 본회의를 열거냐 말거냐를 둘러싼 26일 여야의 지루한 줄다리기는 정의화 국회의장의 전격적인 본회의 연기선언으로 불과 9분만에 싱겁게 끝났다.

일찌감치 정 의장이 단독으로 결정해 놓은 의사일정에서 이날은 본회의를 열어 계류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D-데이였다. 그러나 정작 정 의장은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여야가 여전히 이견을 보이는 점과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는 야당의 요구에 진정성이 있다며 본회의를 30일로 늦췄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부글부글 끓었다.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열어 정 의장을 성토했고, 급기야 이완구 원내대표는 세월호협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직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가 이 원내대표의 사의를 즉석에서 ‘반려’했으나 이 원내대표의 뜻이 예상외로 완강해 여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여야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를 앞두고 “단독국회 불사”와 “절대 불가”로 나뉘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샅바싸움을 벌였다.

소속 의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놓은 새누리당은 오전 연이은 원내대표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나자 오후 1시30분부터 30분간 의원총회를 연 뒤 오후 2시께 본회의장으로 다 같이 이동했다. 원내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본회의 개의에 필요한 의사정족수를 채우는 데 안간힘을 썼다.

본회의장에는 국무위원과 의원직을 겸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주영 해수부 장관, 김희정 여성부 장관도 제시각에 모습을 보였다. 해외 출장 중인 나경원 문대성 의원, 현재 구속수감 중인 박상은·조현룡 의원 등 단 4명을 제외하고 새누리당 소속의원 158명 중 154명이 본회의장을 절반가량 채웠다.

비슷한 시간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원내부대표단은 여야 원내대표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직후인 오후 1시부터 자체 회의를 한 뒤 오후 1시50분께 정 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정 의장이 본회의를 열지못하도록 ‘저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 등 야당 지도부는 이후 1시간가량 정 의장과 면담하며 본회의 연기를 촉구하는 등 정 의장의 발을 ‘묶어두는’ 한편, 소속 의원들을 원내대표실로 소집해 긴급 상황에 대비토록 했다.

정 의장은 결국 야당 원내지도부와의 면담으로 인해 예정보다 1시간 늦은 오후 3시께 본회의장에 입장했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준비한 글을 읽었다. “더 이상 국회를 공전시킬 수 없다”는 도입부에서는 정 의장이 계류법안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지만, 곧바로 “야당의 본회의 연기요구에 진정성이 있다”며 본회의 연기선언을 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출신의 무소속인 정 의장은 야당의 손을 들러준 셈이 됐다. 불과 9분만에 산회한 본회의 직후 새누리당의 의총이 소집됐다. 부글부글 끓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 자리에서 폭발했다.

발언대에 선 의원들은 “국회의원 154명의 인격을 모독한 행동”, “의장이 날치기 산회를 했다”, “의장사퇴촉구결의안을 새누리당 전원 이름으로 제출하자” 등 분노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산회 직후 이완구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약속한 의사일정을 정 의장이 스스로 부정했다”고 비판했으며, 의총장에서 급기야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혔다.

이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일단 본회의가 내주로 미뤄진 데 대해 ‘표정관리’를 하면서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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