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국감전선>① 대화록·채동욱·기초연금

<미리보는 국감전선>① 대화록·채동욱·기초연금

입력 2013-10-13 00:00
수정 2013-10-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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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8개월 동안 불거진 각종 정치 현안이 집중적인 재조명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이관 논란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등과 관련해 ‘친노(친노무현)’ 책임론을 집중 거론할 방침인 반면, 민주당은 복지공약 후퇴 등 민생 이슈와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4대강 의혹 등으로 맞불을 놓을 태세여서 가파른 대립전선이 형성될 전망이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등 새 정부 인사파동을 놓고서는 여야가 서로 다른 시각에서 공격을 준비 중이고, ‘동양그룹 부실사태’와 전·월세난 문제에 대해서도 각기 처방전을 제시하며 불꽃튀는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 ‘NLL 대화록·국정원 댓글’ 국감 도마위에 = 쟁점을 확대재생산해 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과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이 국정감사장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된다

먼저 안전행정부와 국가기록원의 소관상임위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새누리당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를 놓고 ‘사초(史草) 폐기론’을 강하게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친노 진영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숨기기 위해 대화록을 ‘이지원’에서 삭제했다는 의혹을 부각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대화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을 대상으로 섣부른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니냐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파고들기로 했다.

안행위와 법사위 국감에서는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경찰의 은폐·축소 수사 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특히 민주당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최현락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등 지난 8월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경찰 측 주요 인사를 대거 증인으로 채택, 의혹의 불씨를 되살리겠다는 각오다. 법사위에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이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감에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국정원 개혁안,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 등 굵직한 현안이 몰려있어 여야의 불뿜는 공방전이 예상된다.

◇ 채동욱 등 권력기관장 사퇴 논란…이석기 사건도 ‘뇌관’ = 법사위 국감에서는 채 전 총장과 양건 전 감사원장 등 권력기관장의 잇단 사퇴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채 전 총장이 국정원 사건 처리에 대한 정권의 불만 때문에 취임 6개월도 안돼 옷을 벗은 것으로 보고 청와대 외압 의혹과 법무부 감찰 과정의 문제점을 중점 지적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채 전 총장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하면서 국정원 수사 등에 관한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제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에 대해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세 차례 감사결과가 달라졌다는 점을 두고 ‘정치감사 때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누리당은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됐다’는 3차 감사결과의 신빙성을 약화시키는 데 주력하는 반면, 민주당은 더 많은 의혹을 파헤치지 못했다는 점을 질책할 예정이다.

양 전 원장 역시 채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청와대의 압력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는 의혹도 야당에서 주로 제기하기로 했다.

또 새누리당 법사위원들은 이석기 의원이 노무현 정부 시절 사면된 것과 관련,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의 증인채택을 요구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 ‘기초연금 공약 후퇴, 역사교과서 왜곡’에 야권 총공세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후퇴와 교학사 역사교과서의 왜곡 논란을 타깃으로 야당이 집중포화를 퍼붓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민생·복지 문제를 쟁점화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민주당은 복지위 국감을 통해 65세 이상 노인에게 모두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주겠다는 내용의 박 대통령 공약이 최근 수정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할 방침이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마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 방안에 반대해 사퇴한 것은 여권에는 더 없는 ‘호재’다.

다만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들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 만큼 정치공세보다는 정책 내용의 타당성을 따지는 데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은 대선 공약대로 기초연금 제도를 도입했다가는 국가 재정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 안의 채택을 적극적으로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교문위 국감에서는 민주당이 교학사 교과서의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새누리당은 나머지 7종 교과서에서 반미감정 조장 등의 오류를 담고 있다고 폭로할 계획이다.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리전’ 양상이 전개될 전망이다.

교문위는 교과서 문제 외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증인 채택을 놓고서도 여야가 팽팽히 맞서 있어 험란한 가시밭길을 예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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