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태 파문’ 급수습…여야 원내지도부 예상밖 선전

‘귀태 파문’ 급수습…여야 원내지도부 예상밖 선전

입력 2013-07-14 00:00
수정 2013-07-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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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당시 ‘강대강’ 우려불구, 갈등조정력 나아져’물밑 소통’ㆍ정치적 이해관계 맞아떨어진 결과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지난 5월 15일 나란히 원내대표로 선출될 때만 해도 ‘강(强) 대 강’ 구도라는 평가 속에 여야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홍익표 의원의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귀태 발언’으로 촉발된 한랭전선이 불과 이틀만에, 그것도 정치일정이 없는 토요일에 풀리면서 정치권에서는 취임 60일을 맞은 양측의 ‘궁합’이 의외로 잘 맞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국정조사와 2007년 남북정상회담 기록 열람을 둘러싼 대치 정국에서 ‘귀태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파행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많았다.

국가 정상을 넘어 한 개인과 그의 선친에 대한 ‘모독성 발언’으로 여론이 싸늘히 식으면서 여권이 총공세를 펼쳐도 민주당으로서는 딱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파행을 면한 데는 양당이 처한 현실적인 정치적 이해관계가 가장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이 발빠르게 사과를 하고 나선 것은 국정원 국정조사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인 측면이 크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민주당이 홍익표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와 김한길 대표의 사과까지 있었는데 ‘진정성’이라는 화두만 붙잡고 국회 파행의 장기화를 내버려 둘 수만은 없었던 듯하다.

이런 정치셈법과 아울러 여야 원내지도부가 평소 다져놓은 소통 관계가 한몫했다는게 최·전 원내대표 주변의 전언이다.

두 원내대표는 모두 신뢰를 중시하고 상대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평소에도 자주 통화하며 물밑에서 의견교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인 13일에도 따로 통화한 뒤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두 원내대표의 조력자로서 새누리당 윤상현,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톡톡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대 법대 81학번 동기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두 사람은 ‘귀태 발언’ 사태가 터지자 “어떻게든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의기투합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을 벌여 조속 해결의 길을 텄다고 한다.

앞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6월 임시국회가 끝난 지난 2일 밤 화합을 위한 ‘뒤풀이 만찬’을 하며 ‘폭탄주 러브샷’을 하는 등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또 관행처럼 원내대표는 4선이 맡았지만 최·전 원내대표는 모두 3선으로서 앞으로 정치 행보를 생각하면 여야의 극한대결이 서로에게 약보다는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도 암묵적 동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내지도부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부분에선 질질 끌지 않는 것 같다”면서 “빨리 털고 가야 할 부분은 털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서는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윤상현, 정성호 수석 모두 합리적이어서 활발하게 의견 개진을 하는 것 같다”며 “호흡이 잘 맞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당내 강경파 일각에서 원내 지도부가 대여 강경 투쟁을 주도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아 원내 지도부의 운신 폭이 크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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