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출 구조조정ㆍ복지지출 효율화 초점..‘지하경제 양성화’ FIU법 입법화증세, 대타협委서 중장기 논의..정부 “증세 업무보고 없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복지재원 조달과 관련, 세율을 올리거나 과표구간을 조정하는 방식의 직접증세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박 당선인의 복지 공약을 뒷받침하기 위해 ‘복지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일각의 시각과는 달리, 세출 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100%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이다.
한 인수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해 꼭 필요한 분야를 제외하고 불요불급한 정부예산은 복지 쪽으로 돌릴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복지 컨트롤타워’를 세워 복지지출의 비효율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세출 구조조정’과 ‘복지 효율화’를 통해 복지 재원을 조달할 수 있기에 차기정부 5년간 큰 증세는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는 복지예산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에 집권 기간 대타협위원회를 구성해 증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인수위원도 “인수위에서 복지 공약들을 꼼꼼하게 따져봐야겠지만 대부분 세율 인상 같은 증세 없이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부자증세’로 요약되는 직접증세 없이도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을 실현할 수 있으며, 추가적인 증세 논의는 지속가능한 복지시스템을 구축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새누리당도 작년말 예산부수법안인 세법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비과세ㆍ감면을 축소하는 이른바 ‘박근혜식 간접증세’를 단행했을 뿐 직접적인 증세와는 거리를 뒀다.
인수위의 한 실무진은 “박 당선인이 대타협위원회를 만들자는 것도 언젠가 증세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증세가 아예 없을 수 있고 증세를 하더라도 집권 초기는 아닐 것”이라며 “어쨌든 인수위에서 증세논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증세론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수위 업무보고 준비와 관련,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세제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업무보고 내용에 증세안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와 정부는 세수(稅收) 확대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과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박 당선인이 정통 예산관료 출신인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을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로 기용하고 국세청 파견공무원을 조세정책 분야가 아닌 세무조사 부서에서 선출한 것도 이러한 기조와 맥을 갖이 한다.
인수위는 아울러 수상한 금융거래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정보를 국세청이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의 이른바 ‘FIU법안’도 반드시 입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사생활 보호 때문에 FIU의 금융거래 정보에 국세청의 접근이 제한돼 있어 지하경제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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