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막은 일본에 “책임 인정하라”..10개 가까운 유엔 보고서 나와
일본에서 위안부에 대한 책임 회피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다룬 유엔 보고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유엔 보고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자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자 국제사회 차원의 문제란 사실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유엔 보고서는 10개 가까이나 된다.
우선 유엔인권이사회의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보고서는 1996년과 2003년 2차례에 걸쳐 위안부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했다.
라디카 쿠마라스와미 여성폭력 담당 특별보고관이 작성한 두 보고서에는 “군대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하는 동시에 공식으로 사과할 것”을 일본 정부에 권고하면서 “역사적 진실을 반영하기 위해 교과서를 수정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998년에는 게이 맥두걸 유엔 인권소위 특별보고관의 보고서도 채택됐다.
맥두걸 보고관은 보고서에서 일본군 및 그 산하기관, 관련 민간인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군대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일본 정부에 권고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도덕적 책임만 인정하고, 법적 책임 부분은 교묘히 빠져나가려는 일본 정부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일본 정부는 물론 가해자 개인에 대한 책임까지 물은 것이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1994년과 2003년, 2004년, 2009년 등 4번에 걸쳐 최종 견해를 채택,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또 2007년 유엔 고문방지위원회 최종견해, 2008년 시민적 정치적 권리위원회 최종 견해 등을 통해서도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전달됐다.
다른 국제무대에서도 위안부 문제는 광범위하게 다뤄졌다.
1993년 세계인권대회 결의문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포함된 데 이어 1996년 국제노동기구가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강제노동 금지 조약에 위배된다고 선언했다.
미국 하원도 2007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채택한 다수의 보고서를 채택한 것과 관련, “이런 모든 것들이 위안부 피해자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였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유엔 무대를 통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1992년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며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해 왔다.
그러나 일본은 국제사회에서의 압박에도 “법적 책임은 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일 압박과 외교적 노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유엔총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시 제기할 가능성을 밝혀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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