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여성임원들의 세계] 女 임원 경쟁률 70대1…석사 이상·유학파 41% 최다

[커버스토리-여성임원들의 세계] 女 임원 경쟁률 70대1…석사 이상·유학파 41% 최다

입력 2013-02-16 00:00
수정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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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아 기업들도 여성 임원 확보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인물이 없으면 수혈을 해서라도 임원으로 키우거나 승진시키는 모습이다. 이는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여성 인재 양성’과 무관하지 않지만 여성 임원이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5일 서울신문 분석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여성 임원 비율은 전체 임원 9150명 가운데 131명. 70대1의 놀라운 경쟁률을 뚫은 여성 임원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설문조사에 응한 여성 임원 47명 가운데 무응답 3명을 제외하면 석사 이상 및 유학파가 40.9%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 출신이 27.3%, 연세대 및 고려대 15.9%, 서울 소재 대학 9.1%, 지방대가 4.5%로 뒤를 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막바로 뛴 여성 임원이 2.3%이다.

사실 30대 그룹 여성 임원은 내부 승진보다 외부 영입 인사가 대부분이다. 특히 고교를 졸업하고 공채로 입사한 뒤 여성 임원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 때문에 최근 단행된 롯데그룹 인사에서 여성 사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임원에 오른 김희경(51) 롯데마트 점장이 눈에 띈다. 롯데에는 2010년 이후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계열사에 4명의 여성 임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사원 출신 내부 승진은 처음이다. 신경여자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김 점장은 33년을 거의 현장에서 근무했다.

30대 그룹에서 여성이 대표이사를 맡는 경우는 대주주 딸이나 친·인척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그만큼 여성 승진을 막는 ‘유리천장’이 단단한 것이다.

지난 6일 SK그룹 인사에서는 배선경(50) 워커힐 운영총괄사장이 그룹 사상 첫 사장(전무급)에 임명됐다. 전무급이긴 하지만 4대 그룹에서 전문 경영인 출신의 여성 사장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배 사장은 서강대 영어영문학과를 나와 미국 코넬대와 경희대에서 호텔경영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1996년 그랜드하얏트서울 디렉터로 호텔업계에 입문해 2003년 쉐라톤그랜드호텔 마케팅부장, 2006년 W서울워커힐호텔 부총지배인(상무)을 거쳐 이번에 사장으로 뛰어올랐다.

앞서 지난달 18일 SK이노베이션은 강선희(48) 지속경영본부장 겸 이사회 사무국장을 부사장급으로 승진시켰다. 그룹 역사상 부사장급으로 승진한 첫 번째 여성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2013-0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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