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여성임원들의 세계] “사회·기업문화 바꾸고 女 스스로 편견 깨야”

[커버스토리-여성임원들의 세계] “사회·기업문화 바꾸고 女 스스로 편견 깨야”

입력 2013-02-16 00:00
수정 2013-02-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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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언

전문가들은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임원이 될 수 있을 만한 자리에 여성이 많이 포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차장, 부장 등 관리층에 여성이 많아야 임원 수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강우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990년대 초·중반에 대거 기업으로 진출했던 여성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밀려나면서 임원을 배출할 수 있는 중간 관리층에 여성의 수가 부족하다”면서 “당장 임원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임원이 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자리에 여성이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기업을 중심으로 여성 임원 할당제가 진행된다면 공기업을 상대하는 민간기업도 카운터파트너를 여성으로 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확산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임의로 할당제를 진행할 경우 기업의 자율성은 물론 조직의 건전성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공기업 및 정부 산하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을 30%까지 확대하는 법안이 민간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회·문화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 소장은 “박근혜 정부가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제도적 차원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이런 정책이 소수자 보호 차원에서 머물면 안 된다”면서 “여성이 임원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성 경력 단절의 주요 원인인 보육문제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또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기업문화의 개선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가부장적인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오너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명하복식의 조직문화가 여성 임원의 출연을 반기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성효용 한국여성경제학회장은 “가부장적인 재벌 문화가 여성 임원의 발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차원에서 여성 임원 할당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노르웨이의 경우 2003년 도입한 여성 이사 할당제가 기업 이윤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스스로의 자세도 바뀌어야 한다. 한 여성 경제학자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자신이 임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 여성이 별로 없다. 임원이라고 하는 것이 죽자 살자 달려들어 성과를 내야 따낼 수 있는 자리인데 그렇게 스스로의 경력을 관리하는 여성이 얼마나 되느냐”면서 “여성 스스로가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에 맞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3-02-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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