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것 좋아하다간 항생제 내성 생긴다 [달콤한 사이언스]

단 것 좋아하다간 항생제 내성 생긴다 [달콤한 사이언스]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24-01-21 14:00
수정 2024-01-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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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은 충치와 비만, 대사질환의 원인이다. 뇌 속 당분이 항생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내성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설탕은 충치와 비만, 대사질환의 원인이다. 뇌 속 당분이 항생제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내성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설탕은 중세까지만 해도 금보다 비쌌던 물건이었다가 산업 혁명 이후는 누구나 맛볼 수 있게 됐다. 심지어 요즘 웬만한 음식 레시피에 설탕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음식의 감칠맛을 더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충치와 비만, 대사질환, 각종 성인 당뇨 원인이다. 게다가 단맛에 빠지면 계속 소비할 수밖에 없도록 뇌를 ‘중독’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당분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과 미국 공동 연구팀은 뇌의 포도당 수치가 높을수록 항생제 내성이 생기기 쉽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중국 과학원(CAS) 미생물학연구소, 중국과학원대, 충칭 시난대, 베이징 수도의대, 유전학 및 발달 생물학 연구소, 베이징 연합 의대 병원, 베이징 방사선 의학 연구소, 생명과학 연구소, 베이징대, 해군 의학대, 미국 조지아대 의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 1월 16일자에 실렸다.

곰팡이로 인해 걸리는 질환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것이 무좀이다.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질환 이외에 곰팡이가 장기나 혈액 속으로 침투해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축농증, 구내염, 천식, 폐렴 등이 대표적이다.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Cryptococcus neoformans)라는 곰팡이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 다음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수막염, 뇌염 등을 일으킨다. 이 곰팡이 때문에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8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곰팡이 관련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대표적인 항진균제는 ‘암포테리신B’다. 만약 암포테리신B에 대한 내성이 있을 경우는 치료가 쉽지 않다.

이에 연구팀은 어떤 인자가 항진균제 내성을 유발하는지 분석에 나섰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 조직과 사람의 뇌척수액을 추출해 수많은 대사산물이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와 암포테리신B의 상호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에 존재하는 포도당이 포도당 억제 조절인자인 크립토코쿠스 네오포만스의 ‘Mig1’이라는 단백질과 결합해 항진균제 내성을 유도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또, 생쥐 실험을 통해 Mig1이 암포테리신B의 약효를 제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곰팡이의 세포막 구성성분 중 하나인 ‘이시톨포스포릴세라마이드’를 억제하는 물질과 암포테리신B를 병용하면 네오포만스로 인해 발생하는 뇌 감염질환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린퀴 왕 CAS 미생물학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분처럼 숙주 유래 대사산물에 의해 항생제 약물 내성이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면서 “곰팡이나 세균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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