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기후 참사 부유한 나라 책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기후 참사 부유한 나라 책임”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2-09-11 14:15
수정 2022-09-1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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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탄소배출량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0.4% 불과
파키스탄 국토 3분의 1 잠기고 인구 3300만명 수해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의 자프라바드에서 한 여성이 홍수 피해를 입은 집에서 쓸 수 있는 물건들을 건져내기 위해 여행용 가방을 물 위로 옮기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 석달 가까이 이어진 폭우로 큰 피해를 입자 국제 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자프라바드 AP 뉴시스
2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의 자프라바드에서 한 여성이 홍수 피해를 입은 집에서 쓸 수 있는 물건들을 건져내기 위해 여행용 가방을 물 위로 옮기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올 석달 가까이 이어진 폭우로 큰 피해를 입자 국제 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자프라바드 AP 뉴시스
“많은 재난을 봤지만 이런 규모의 기후 참사는 본 적이 없었다.”

10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사상 최악의 수해를 입은 파키스탄의 남부 카라치를 방문해 “오늘은 파키스탄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나라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면서 “글로벌 위기이며 세계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기후 위기가 잘사는 나라의 책임을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주요 20개국(G20)이 오늘날 온실가스 80%를 배출한다면서 “파키스탄 같은 개발도상국이 이런 재난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부유한 나라가 도와줘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1959년 이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현재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대한 개도국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이다.

아흐산 이크발 파키스탄 개발계획부 장관도 지난달 말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은 세계 최소 수준”이라며 국제 사회는 우리가 기후 변화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에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지난 3개월간 1100여명이 숨지고 13조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파키스탄 신드주 시카르푸르에서 이재민 가족의 한 어린이가 마른 땅에 앉아 있는 모습. 2022.8.30 AFP 연합뉴스
파키스탄에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하면서 지난 3개월간 1100여명이 숨지고 13조원 이상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파키스탄 신드주 시카르푸르에서 이재민 가족의 한 어린이가 마른 땅에 앉아 있는 모습. 2022.8.30 AFP 연합뉴스
파키스탄은 이번 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인구의 15%인 3300만명이 수해를 입었다. 누적 사망자 수는 이날까지 1396명이며 전국의 가옥 174만채가 부서졌고 66만명이 임시 구호 시설에 머물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 9일 파키스탄에 도착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잠정 집계한 파키스탄의 홍수 피해 규모가 300억달러(약 41조6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계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파키스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9% 수준이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 위원회가 밝힌 홍수 관련 경제 피해 규모 125억달러(약 17조3000억원)보다 훨씬 큰 것이다.

이번 파키스탄 수해 복구를 위해 유엔은 1억6000만달러(약 22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우리나라와, 미국, 튀르키예(터키) 등도 구호 물품과 지원금을 보내고 있다.

파키스탄은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계절성 몬순 우기로 큰 홍수가 났다. 해마다 몬순 우기 때면 큰 피해가 생기곤 했지만, 올해는 말그대로 재앙 수준이다. 7∼8월 두 달 동안 파키스탄에서는 예년의 두 배인 391㎜의 비가 내렸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남부 신드주의 경우 올해 강수량은 예년보다 4.6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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