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보건차관 “확진땐 늦어…의심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사우디 보건차관 “확진땐 늦어…의심때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입력 2015-06-05 07:28
수정 2015-06-0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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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메르스 통제 경험 기꺼이 공유”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통제 업무를 전담하는 압둘아지즈 압둘라 빈사이드 보건차관은 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환자는 물론 의심 단계에 있는 사람들부터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절대 확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모든 의심자를 통제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2012년 9월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보고된 사우디는 지금까지 이달 1일 현재 1천16명의 감염자가 발생, 사실상 ‘메르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4∼5월 두달 간 35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메르스로 홍역을 치렀으나 이후 비상 대책을 가동해 가까스로 대유행을 막았다.

빈사이드 차관은 “한국의 메르스 발생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가 체험적으로 얻은 교훈은 감염이 확인됐을 때 대처하는 것은 너무 늦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가 다른 사람에게 주로 전염되는 시기는 확진 뒤가 아니라 열과 기침 같은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부터 감염이 확인되는 시기”라며 “이 때문에 의심 단계부터 하나도 빠짐없이 정부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천봉쇄를 위해선 의료기관과 환자 자신이 경각심을 갖고 조금이라도 비슷한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메르스를 통제하는 담당 기관에 보고하는 인식을 갖추도록 정부가 일깨우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5월 제다에서 이런 기초작업이 되지 않아 환자가 급속히 증가했다”며 “모든 의료기관과 지역사회가 의심자의 신원을 정확히 알아내고 동선을 추적해 격리까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둬야 메르스를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이 주요 감염 통로가 될 수 있으므로 정부가 병원의 방역상태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빈사이드 장관은 “한국은 메르스 발병이 처음이어서 국민의 두려움이 더 클 수 있다”며 “정부는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투명한 정보공개와 아울러 메르스로 의심받는 사람은 자신의 방문지와 접촉한 사람, 과거 병력 등을 관련 기관에 매우 구체적이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태도, 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삼위일체가 될 때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빈사이드 차관은 “사우디는 매개가 낙타이고 국토가 넓어 통제가 어려웠지만 한국처럼 사람 사이의 감염은 전염 통제가 더 쉽다”며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지만 사우디가 메르스에 대처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관련 자료를 보내주면 우리의 경험을 기꺼이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빈사이드 차관은 전염병·감염학 박사학위를 소유한 의료 전문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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