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노믹스 가속·우경화”…유럽의 불안한 시선

“日 아베노믹스 가속·우경화”…유럽의 불안한 시선

입력 2013-07-22 00:00
수정 2013-07-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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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승리를 두고 유럽언론은 일본이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퇴임 후 처음으로 강력한 지도력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탈(脫)디플레를 명분으로 내걸고 엔화 가치 하락을 이끄는 아베노믹스가 한층 더 탄력받고, 평화헌법 개정과 과거사 반성 입장 수정으로 주변국과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은 자민당의 대승으로 아베 총리가 일본에 “새로운 정치 시대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21일(현지시간) 썼다.

”선거 승리는 매파인 아베 총리가 20년에 걸친 불황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급진적인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는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근거에서다.

신문은 재정지출 확대나 양적완화와 같은 경제정책에 주목하는 동시에 정치·외교 부문에선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의 개정추진 가능성을 점쳤다.

또 자민당이 개헌에 필요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지는 못했음에도 이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행위에 대해서는 “더 적게 반성하는 관점”으로 역사를 다시 기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해상 영토분쟁을 겪는 중국과 관계를 더욱 압박 국면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이 신문은 진단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도쿄발 기사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둠에 따라 아베 총리가 경제개혁보다는 보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의제에 몰입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동맹국이 공격받았다는 이유로 적국을 공격할 수 있는 집단적인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을 재해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적의 공격이 임박했고 다른 대안이 없을 때를 대비해 선제공격능력을 갖추고 중국과의 분쟁 지역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의 방위를 이유로 해병대도 창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패전 기념일인 다음 달 15일(한국의 광복절)에 아베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지를 보고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접근 방식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점쳤다.

만약 참배한다면 중국이 격분하는 것은 물론 일본과 주변국의 마찰 때문에 우려가 큰 미국 역시 불편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아베 총리가 개헌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BBC 방송도 자위대의 국제분쟁 개입 금지를 규정한 헌법 개정이 정책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런 국가주의적 정책의 추진이 주변국과의 마찰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아베 총리가 중의원과 참의원을 모두 장악한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변덕스러운 일본에 안정기”가 시작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지난 20년간 겪은 경제적 어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이뤄야 할” 구조 개혁을 추진할 동력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AFP는 투표 전날인 20일 아베 총리가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헌법을 바꾸자”고 발언한 것을 전하면서 개헌 및 군사력 확대 시도가 “영토 분쟁 중”인 한국, 중국과 관계를 더욱 삐걱거리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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