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한강 ‘한글 원서’도 품절… 伊·佛 연극 무대 오르는 ‘채식주의자’

英, 한강 ‘한글 원서’도 품절… 伊·佛 연극 무대 오르는 ‘채식주의자’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4-10-13 18:28
수정 2024-10-1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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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드는 ‘한강 신드롬’

런던 서점 작품 배치 하루 만에 매진
美전역서도 “재입고에 최소 일주일”
伊극단, 25일부터 넉달간 연극 공연
中 “한류 세계화 정책 성과”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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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대형 서점인 포일스 채링크로스점 언어 섹션에 한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 코너가 마련되자 독자들이 그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어책 서가를 살펴보고 있다. 런던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대형 서점인 포일스 채링크로스점 언어 섹션에 한국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별 코너가 마련되자 독자들이 그의 작품에 관심을 보이며 한국어책 서가를 살펴보고 있다.
런던 연합뉴스


지난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강 열풍’이 거세다. 각국 서점가에서 한 작가의 책이 품절 사태를 빚는 등 ‘신드롬’이 생겨났고 이탈리아에서는 그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연극으로 제작돼 유럽 무대에 오른다.

이번 수상을 두고 ‘한류를 세계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오랜 정책적 지원이 성과를 냈다’는 분석도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도심의 대형 서점 포일스는 “전날 한국문화원과 함께 마련한 ‘한강 특별 코너’에서 번역본은 물론 한글 원서도 하루 만에 매진됐다”고 전했다. 영국은 2016년 한강에게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안겨 세계 무대에 소개한 인연이 있다.

포일스 측은 “2015년 출간된 대표작 ‘채식주의자’는 (노벨상 수상 이전에도) 매달 20~50부씩 팔리는 꾸준한 작품이었다”면서 “‘소년이 온다’는 모두가 읽고 싶어하는 책인데 현재 (인기가 너무 많아) 재고가 없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도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지난해 8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번역해 출간한 그라세는 이날 “책이 없어 못 팔고 있다”고 말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프랑스에서 1만 3000부가량 팔렸는데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구입 문의가 쇄도하자 출판사는 8000부를 긴급 인쇄하기로 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의 대형 서점 반스앤드노블에서도 한강의 저서가 동났다. 서점 측은 “그가 쓴 모든 책이 매진됐다”면서 “미 전역 서점에서 그의 책을 찾고 있어 공급이 달린다. 재입고에만 최소 일주일은 걸린다”고 내다봤다.

‘채식주의자’는 연극으로도 제작돼 관객들을 만난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탈리아 극단 인덱스(INDEX)가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까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연극 ‘채식주의자’를 무대에 올린다고 이날 보도했다. INDEX 연출가 겸 배우 다리아 데플로리안은 “2018년 친구를 통해 한 작가의 책을 추천받고 ‘채식주의자’를 읽은 뒤 감명받아 연극을 기획했다”면서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작가 활동에 임한 한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게 돼 매우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유력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중국 작가 찬쉐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상이 불발됐지만 중일 양국에서도 한 작가의 수상 소식을 비중 있게 조명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는 문학평론가 하오란 난카이대 교수의 글을 인용해 “‘한류’를 세계적 문화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한국 정부의 장기적 노력이 노벨문학상이라는 결실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하오 교수는 한국문학번역원 설립과 한국문학번역상 제정 등을 주요 노력 사례로 소개한 뒤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을 세계 5대 콘텐츠 강국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전문 인력 양성과 창작 환경 개선, 해외시장 진출 등 구체적인 계획을 짜 시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도쿄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매체들이 한강의 수상 소식을 1면에 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강의 작품 8개를 상세히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아사히신문은 13일 사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무고한 목숨이 희생되는 현 상황에서 인간의 본질을 묻는 그의 작품은 앞으로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10-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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