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 “사드 문제 일단락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단계적 처리’ 주장과 관련, 정부 고위당국자는 23일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중 양국간 인식차이가 있는 걸 받아들이면서 이런 상황을 잘 관리하자는 의미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 당국자는 “‘단계적 처리’에 대해 중국이 쓰는 표현과 우리가 이해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가 말하는 ‘스텝바이스텝(step by step)’이 아니라 ‘현 단계에서(at the current state)’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앞서 지난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양국은 최근 단계적으로 사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있어 공동인식을 달성했다”는 말로 사드 단계적 처리를 첫 언급한 바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의 한중외교장관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일정 기간 중한 양국 관계가 곡절을 겪었다”면서 “얼마 전 양국은 공동 언론 발표문을 통해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에 대해 일부 합의를 달성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왕이 부장의 ‘일부 합의’ 발언에 대해 “이는 인식 차를 관리하자는데 동의가 있었다는 의미”라면서 “우리는 사드 문제가 일단락된 것으로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이어가자는 입장으로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선 “국빈 방문 형식에 합의했다”면서 “12월 중순이라고만 발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평창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대해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대했고 중국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만약 (시 주석의 평창 올림픽 참석이) 어려우면 (중국) 고위급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북핵 문제 논의와 관련해 “(한중 양국이) 북핵 불용과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인식에 대한 목표가 일치했다”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가도발을 억제하고 평창 올림픽까지 그리고 그 후 시기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평창올림픽 기간 도발 말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중국에 요청했는 지와 관련, “우리의 기본 입장은 도발하지 말고 대화로 나오라는 것이고 이는 중국과 함께 대비하는 상황으로, 우리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으로 북핵문제에 유의미한 변화가 중국 측에서 언급됐느냐는 질문에 “지금 북한의 도발 중단이 두 달을 넘었고 이런 상황이 지속돼야 대화의 모멘텀이 생긴다는데 한중이 인식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해소를 포함한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해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며 한국 기업의 어려움 해소, 관광 등에서의 인적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중국 측에 명확히 밝혔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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