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민생 문제로 日유권자 표심 잡아 개헌고지 향한다

아베, 민생 문제로 日유권자 표심 잡아 개헌고지 향한다

입력 2016-07-10 20:50
수정 2016-07-10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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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아베노믹스 앞세워 참의원 선거 압승구마모토 지진 대응·방글라데시 테러 등이 여권에 힘 실은 듯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 출구 조사에서 여당이 압승할 것으로 나타난 것은 유권자가 다른 무엇보다 민생을 투표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이 경제 정책(아베노믹스)이라고 강조했다.

제1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 등은 아베 정권에 표를 주면 개헌을 시도할 것이라며 견제를 호소했으나 민심을 파고드는 이슈로 부각하는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권자가 투표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중시한 것은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이달 3∼5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시하는 정책을 묻자 응답자의 34%가 연금 등 사회보장을 꼽았고 경기나 고용이 21%로 뒤를 이었다.

반면 헌법개정을 선택한 응답자는 10%에 그쳤다.

아사히(朝日)신문의 5∼6일 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시하는 정책으로 사회보장(29%)이나 경기·고용(23%)을 주로 선택했고 헌법을 지목한 유권자는 10% 수준이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가결 후 주가 하락과 엔화 상승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경제 위기 심리가 고개를 든 것도 결과적으로는 아베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하락이나 엔화 강세는 아베노믹스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고 야당은 이를 소재로 삼아 아베노믹스의 환상이 끝났다고 주장했다.

아베노믹스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유권자 비율이 62.2%(교도통신, 6월 12∼13일 조사)에 달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유권자들은 당장 아베노믹스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야당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이 개헌에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아사히신문의 지난달 22∼23일 조사에서 아베 정권의 개헌에 반대하는 의견은 48%, 찬성하는 의견은 31%를 기록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로 자민당을 비롯해 개헌에 찬성하는 세력이 개헌안 발의 요건인 3분의 2 의석을 차지할 기세라는 분석이 일본 언론에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개헌이 표심 가르는 결정적 요소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헌은 국민 투표를 거쳐야 하는 사안인 만큼 유권자들은 개헌을 이번 선거에서 직접 판단 기준으로는 삼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아베 총리는 경제와 사회복지를 비롯한 민생 정책에 대한 기대를 개헌의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발생한 구마모토(熊本)현 등의 연쇄 지진에 일본 정부가 비교적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 역시 여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연쇄 지진에 대한 정부 대응을 호평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민주당(현 민진당) 정권이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과 대비됐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등 도발,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테러로 일본인 7명이 사망한 것 등은 안보관련법을 정비하는 등 상당히 저돌적으로 안보정책을 추진한 아베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애초에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제1야당인 민진당 지지율의 3∼4배에 달하는 등 양당의 정치적 기반 격차가 컸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달 17∼19일 NHK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은 33.8%, 민진당 지지율은 8.5%였으며 3주가 채 안 되는 선거 운동 기간에 야당이 대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 연령이 20세에서 18세로 낮아진 것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들의 표가 아베 총리가 주도하는 정치의 판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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