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집무실·프라임타임’ 열변… “남은 임기 성격 규정”

오바마 ‘집무실·프라임타임’ 열변… “남은 임기 성격 규정”

입력 2015-12-07 16:30
수정 2015-12-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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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TV 황금시간대에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서 캘리포니아주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규정할 이번 사안의 중대성이 반영돼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14명이 숨진 캘리포니아 주 총기 난사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천명했다.

백악관 측은 백악관 내 다른 장소들이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주에 열 각종 파티 장식으로 사용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집무실서 대국민 연설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워싱턴 정가 안팎의 시각은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취임 후 세 번째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6월15일 멕시코 만 기름 유출 사태와 같은 해 8월31일 ‘이라크 자유’ 작전 종료를 기해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 보좌진들은 그가 이스트룸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통상 집무실과 이스트룸, 로즈 가든 등 백악관 내 여러 장소 중 하나를 골라 연설의 의미, 중요성, 분위기 등을 조율한다.

조지 W. 부시의 9·11 테러 관련 입장 발표, 레이건의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 설명, 리처드 닉슨의 사임 발표 등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역대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대체로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 등 대부분의 극적인 사안을 이스트룸에서 발표했다.

그가 정치적 명운을 걸고 추진해온 건강보험 개혁안도 같은 장소에서 서명했다.

집무실 연설의 경우 유튜브를 통해 영상이 즉각 전달되는 요즘과 같은 세대에 이미지 전달면에서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대통령과 시청자 사이에 놓여있는 책상이 오히려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 백악관 미디어 담당관들의 생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을 피해오다가 이번에 오벌 오피스에서 연설을 한 것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과 중대성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갈수록 공격적으로 변하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자국민들을 다시 안심시킬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것임을 이번 집무실 연설에 투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번 연설이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들이 IS를 격퇴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에 대한 비판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암시하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최근 파리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국경을 초월한 테러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대규모 지상군 파병 등에 반대하며 IS 격퇴에 제한적인 전략을 취하는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왔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9·11테러 이후 최악의 테러 공격이라는 인식이 커 미국내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테러 대처 방안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USA투데이는 자생적 테러리즘에 대한 점증하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가 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규정할 뿐만 아니라 오바마의 뒤를 잇기를 원하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의 선거운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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