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규합 어려움 등 국내외 복잡한 사정 탓 분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 계획과 관련,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해 공습을 감행하더라도 상당기간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라크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의 최근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 참수 사건을 계기로 IS 공습 작전 범위를 시리아로 확대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들끓는 가운데 미국이 금주 초 시리아에 대한 정찰비행을 시작하면서 공습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암덩어리 IS’에 대한 응징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도 시리아 공습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일의 순서를 뒤바꿔서 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 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언급은 ‘단순한 공습의 반복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으라’는 공화당의 요구에 대한 우회 답변일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 시리아 공습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A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적인 시리아 공습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고, AFP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 임박’ 관측을 낮췄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석이 사실일 경우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국내외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속도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는 ‘IS 응징’이라는 대명제에는 정파를 떠나 이견이 없지만 자칫 새로운 중동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는 군사개입 확대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려 있는 상황이다.
또 시리아 공습 작전 감행 때 의회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도 내부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외부 요인으로는 먼저 시리아 공습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데다 시리아 정부가 영공 감시 및 방어망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일방적인 공습도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 한계점을 안고 있다.
한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시리아 공습에 필요한 정보력을 확충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IS를 공격하기 위해 동맹국 규합에 착수했으나 상당수 동맹·우방국이 미국 주도의 공동 군사작전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이미 시리아 공습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했으며 핵심 동맹국인 영국과 호주도 아직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문제는 단순히 군사적 사안이 아니라 정치적 사안”이라며 IS의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연맹체 결성을 거듭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新) 외교 독트린의 골자인 ‘다자적 개입주의’ 원칙에 따라 이라크든 시리아든 미국 단독으로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미 정가에 밝은 한 소식통은 “시리아 공습은 또 다른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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