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98명 중 196명 시신 발견”

“사망자 298명 중 196명 시신 발견”

입력 2014-07-20 00:00
수정 2017-02-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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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비상사태부 밝혀…”반군 통제로 현장 조사 어려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추락 사건 사망자 298명 가운데 20일 현재 약 65%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말레이시아 여객기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소도시 토레즈 인근 지역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고 추락했으며 탑승객 전원이 숨졌다.

우크라이나 비상사태부는 “20일 오전 7시(우크라이나 시간) 현재 196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상사태부는 지금까지 약 200명의 대원들을 투입해 추락 지점 인근 32 평방킬로미터(㎢) 지역을 수색했으며 현재 수색 범위를 34㎢ 지역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탑승객들의 시신은 도네츠크주 동부 소도시 토레즈와 스네즈노예 인근 그라보보, 라시프노예, 모스코프스코예 등의 마을 주변에 폭넓게 흩어져 있다.

여객기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공중 폭파당한 후 떨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신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거나 조각나 흩어져 있기 때문에 시신 수습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자가 하루 전 찾은 그라보보 지역에서도 시신들이 마치 버려진 마네킹 조각들처럼 넓은 들판 여기저기에 방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상사태부 요원들은 흩어진 시신 조각들이 거의 모아지면 그 옆에 흰색 푯말을 꽂아 확인 표식을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지점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계속하고 있는 분리주의 반군이 통제하고 있어 확인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정부 측이 반군과 사전 합의를 해야 현장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반군이 우크라이나 당국과 국제 전문가들의 현장 접근을 제대로 허용하지 않아 사고 조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또 “반군들이 이미 38구의 시신을 도네츠크시 영안실로 옮겨갔고 자체적으로 부검을 하겠다고 밝혔다”며 “여객기의 큰 잔해도 러시아로 수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반군들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사찰단도 하루 전 현장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찰단원이 지정된 구역을 넘어들어가자 현장을 통제하던 반군 대원이 공중으로 공포를 쏘며 위협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약 1시간 동안 현장을 살펴본 25명의 사찰단원들은 제대로 된 조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현장을 떠났다고 BBC는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비상사태부 요원들이 무장한 반군들의 압력 하에서 시신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사고 지점 인근에 800~900명의 반군이 배치돼 있으며 우크라이나나 국제 전문가단의 안전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로이스만은 또 동부 지역 반군 진압 작전 과정에서 지금까지 모두 14대의 정부군 항공기가 격추당했다며 말레이시아 여객기도 반군이 러시아로부터 지대공 미사일과 운용 요원들을 지원받아 격추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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