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애도 표할듯…말레이·필리핀도 최근 재해 겪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순방하는 아시아 4개국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한국을 비롯해 대부분 대형 재난에 따른 국가적 위기에 마주한 상황이다.국내외에서 회의론에 휩싸인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재확약’이 필요한 상황에서, 재해 지원과 애도를 통해 이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또한 미국의 고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재난으로 (순방) 임무가 더욱 복잡해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에 도착했다’는 분석기사를 통해 이런 상황을 둘러싼 미 행정부 내의 다소 난감한 분위기를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4개국을 방문한다.
특히 25∼26일 방한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로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에 잠긴 한국민들을 위로하는 상징적 언행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1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오바마 대통령 방한의 큰 부분이 될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기간 희생자 유가족들과 한국 국민을 도울 수 있는 방안들을 찾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 순방국인 말레이시아의 경우 승객과 승무원 239명을 태운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가 지난달 8일 실종된 뒤 수색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와 항공사의 미숙한 사고 대응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필리핀도 지난해 11월 중부 일대를 강타해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하이옌의 상흔에서 아직 회복 중이다.
이번 필리핀 방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태풍 재발에 대비한 지원을 제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내에서는 순방국들이 대형 재난으로 경황이 없는데다 대중적 분노도 이는 상황에 비춰 경제·안보 현안 논의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NYT는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여객선(세월호 사고)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그늘이 질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분노하고, 슬픔에 빠진 유권자들로부터 압박을 받는 지도자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