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참배 이후 미국 ‘달래기’ 주력한 듯…美정부, 과거사 논의 여부 함구
야치 쇼타로(가운데)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일본의 독도수역 탐사시도로 불거진 한·일 외교분쟁에 대한 협상을 위해 21일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아베의 책사’로 불리는 야치 국장은 이들 버락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료 등을 상대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이후 악화된 미국 내 여론을 수습하기 위한 행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회동 내용을 소개하면서 야치 국장이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 이유 등을 설명했는지, 이에 대해 이들 오바마 행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가 어떤 언급을 했는지 등은 아예 밝히지 않았다.
백악관은 야치 국장이 이날 백악관에서 라이스 보좌관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둘은 두 국가안보 기관 간 정례적이고 빈번한 소통에 합의했다. 둘은 또한 상호 방위 협력 강화 및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협조 방안 등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국가안전보장국 대표단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진도 미·일 동맹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도 존 커비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헤이글 장관이 야치 국장과의 회동에서 국가안전보장국 설치를 환영하고 양국 협력을 심화·증진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일본 측이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헤노코(邊野古) 이전을 승인한 데 사의를 표하고 미·일 방위지침 개정이 지역 평화·안정 증진에 일본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면서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국방부는 부연했다.
국무부는 케리 장관의 이날 일정에 야치 국장 면담 등을 포함했으나 회동 결과에 대한 자료는 별도로 내지 않고 있다.
야치 국장도 케리 장관 면담 후 기자들에게 동아시아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만 밝혔을 뿐 상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야치 국장과 고위 각료 간 회동 후 별도 기자회견 등도 마련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워싱턴DC 외교 소식통은 “민감하고 예민한 사안이라 외부에 공개하는 의제에는 포함하지 않았겠지만, 미국도 일본 측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일 관계나 과거사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베 정부는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의 사무국인 국가안전보장국을 이번 달 정식 출범시키고 초대 국장에 야치 전 외무차관을 임명했다.
야치 국장은 미국에 이어 영국, 프랑스, 독일, 벨기에, 인도를 방문, 각국 국가안보 기관 간부를 만나 공조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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