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에겐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4일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와 관련, 일본 각료들에게는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말해 각료들의 참배를 대놓고 두둔하고 나섰다.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을 통해 한국, 중국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국가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에 대해 존경과 숭배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참배를 정당화했다.
그는 특히 야스쿠니 참배로 외교상 마이너스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에 대해 “국익을 수호하고 역사와 전통 위에서 자긍심을 지키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라면서 “(참배 문제가 없다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론했다.
아베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참배 등을 둘러싼 한국, 중국의 항의와 반발에 물러서지 않고 정면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국의 새 지도부 출범 등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모색해온 한일 관계는 당분간 냉각이 불가피해졌다.
아베 총리는 전날 참의원 답변에서도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 “침략이라는 정의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국가간의 관계에서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해 과거의 침략 사실을 부정하는 듯한 역사인식을 드러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또 아소 부총리 등의 야스쿠니 참배를 둘러싸고 일본 국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한국, 중국이) 야스쿠니 영령에 명복을 비는 것을 비판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아소(麻生太郞) 부총리도 이날 답변을 통해 “조국을 위해 고귀한 목숨을 던진 사람에 대해 정부가 경의를 표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할 일”이라고 자신의 참배를 거듭 정당화했다.
아소 부총리는 전날 기자들에게 “야스쿠니신사에는 매년 2, 3차례 참배해 왔기 때문에 지금 새삼스럽게 이야기될 일은 아니다”고 한국, 중국의 항의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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