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속 우발 전쟁 가능성 커”
독일 언론이 극심한 긴장 상태의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북한에 외교적인 양보를 함으로써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고 권고했다.일간지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는 9일(현지시간) ‘양보를 위한 시간’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신문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 등 서방권은 사춘기 자녀를 대하듯 하고, 북한은 인정받기를 원하면서 무시당하는 10대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북한과 서방의 자존심 대결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극심한 긴장 상황이 계속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인과 무기가 집중된 휴전선에서 기술적인 오류로 전쟁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 “상황을 악화하는 소용돌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올해 31살의 김정은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게 된다면 아직 확고하지 않은 권력 기반이 흔들리는 것을 걱정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친 김정은에게는 체면을 유지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외교의 시간표가 나와야 한다”며 “북한이 스스로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먼저 가져야 하기 때문에 미국은 내키지 않더라도 북한의 직접 대화 요구를 승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북미 직접 대화의 성사를 위한 핵심 전제는 중국 정부가 김정은에게 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한반도가 장기적으로 평화통일 되는 경우에 대비해 중국에 전략적으로 양보함으로써 이 같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북한은 오래전부터 이성적인 행동에서 벗어나 있어 궁지에 몰리면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김정은은 국제사회의 양보를 승리로 선동하겠지만 국제사회는 감수해야 한다. 이것이 한반도의 핵전쟁보다는 훨씬 나은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김정은이 전쟁 도발을 위협하는 이유를 자신의 권력 체제를 안정시키고 내부의 단결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한 뤼디거 프랑크(43) 오스트리아 빈 대학 동아시아경제학과 교수의 기고를 게재했다.
한반도 전문가인 프랑크 교수는 ‘젊고 야욕이 넘치며 위험을 감수하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해 북한을 두 번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김정은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 젊은 지도자는 안보위기 상황을 통해 향후 자신이 활용할 수 있는 평판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은 미국, 중국, 한국으로부터 북한의 독립성을 지속적으로 보장받기를 원한다”면서 “그는 대내외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면 경제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크 교수는 “김정은은 한반도의 고르바초프나 차우셰스쿠가 아니라 등소평이 되기를 원한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유일한 요소는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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