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 유엔대사 문답… “그물식 대북 제재에 만족”

김숙 유엔대사 문답… “그물식 대북 제재에 만족”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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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 채택에 대해 “그물식 제재가 이뤄지게 돼 만족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이사국 대표로 회의에 직접 참석한 김 대사는 회의가 끝나고 나서 유엔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뉴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의 조치를 이같이 평가했다.

김 대사는 특파원들과의 문답에 앞서 그동안의 경과 등을 설명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물론 자국 본토와 국가안보에도 직접적인 위협 요인이 됐다는 심각한 인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사와의 일문일답.

-- 결의에 사실상 새로운 제재가 없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있는데.

▲ 기대에 100% 부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형식 면에서 지난해 4월의 안보리 의장 성명보다 수위가 높고 가장 강한 형태를 보이게 됐다. 내용 면에서도 제재 대상이 확대되고 포괄적인 그물식 제재를 할 수 있게 돼 만족한다.

-- 새로운 제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는지.

▲ 우선 제재 대상을 추가했고 기존 제재를 보강했다. 대량의 현금을 의미하는 ‘벌크 캐시’(bulk cash) 이용을 못 하도록 했다. 무기 개발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유엔 회원국이 수출과 수입 모두를 통제할 수 있는 ‘캐치-올’(catch-all) 조항도 포함됐다. 공해상에서 의심 선박을 검색할 수 있는 기준 마련도 추진하기로 했다.

-- 북한이 벌크 캐시를 이용한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지.

▲ 몇 번 있었던 것으로 안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제 금융거래를 못 해서 수화물이나 기내 반입 물품 등에 현금을 넣어 다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제는 이것을 제도화해서 단속하겠다는 의미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있었고 100만 달러, 10만 달러 단위로 발견됐다.

-- ‘캐치-올’ 조항에서 군사적 전용에 우려가 있다는 판단의 구체적인 기준은 있는지.

▲ 이런 사례를 단속하는 국제적 기구나 체제가 이미 있다. 여러 용도가 있는 품목에 대해 회원국마다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등 회원국이 재량권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

-- 이번 결의 채택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에 양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 근본적으로 협상이라는 게 자기 입장만 주장할 수 없다. 양측의 입장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것이다. 이걸 양보로 본다면 그렇게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양보했다고 표현할 만한 것을 찾기는 어렵다.

-- 협상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했던 부분은.

▲ 중국은 제재 내용을 먼저 협의하고 나서 형식을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미국은 형식에서 결의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용에 대해 협의는 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의 입장을 수용했고, 여기서 이번 결의가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 신규 제재와 관련해 ‘촉구한다’, ‘요구한다’ 등 강제성이 떨어지는 표현이 많은데.

▲ 결의에 사용된 언어의 수위는 미국과 중국이 협의한 것이다.

-- 북한의 추가 도발에 안보리가 중대한 조치를 한다고 트리거 조항을 강화했는데 구체적인 예상 조치는.

▲ 지금 말하는 것은 이르다. 이번 결의의 취지는 북한의 추가 도발 방지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 안보리의 제재 이후 개별 국들의 대북 제재는.

▲ 한국과 미국, 일본은 그런 조치를 하고 있다. 관련국들과 앞으로 협의를 더해야 한다.

-- 안보리의 제재 결의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전망보다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단호한 태도를 표명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올해부터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을 맡게 된 한국의 위치도 결의 채택에 도움이 됐는지.

▲ 당연하다. 안보리에서 이사국들을 만나서 직접 얘기할 수 있고 논의 상황을 우리 시각으로 볼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됐다.

-- 대북 제재 논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전달할 때 대통령 당선인 측 견해도 고려됐나.

▲ 제가 들은 바로는 당선인 측과의 협의는 없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보고 과정에서 유엔의 대북 제재가 거론됐을 수 있다는 추측은 할 수 있다.

-- 새 정부가 유화적인 대북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기존의 도발에 대해 제재를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 그렇다. 당선인 측도 북한과의 대화와 신뢰 구축 못지않게 핵이나 미사일 문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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