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엇갈려..北 필요성에 따라 결정할듯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 안보보장이사회로부터 추가제재 ‘채찍’을 맞은 북한이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왔다.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결의 채택 직후 외무성 성명을 발표하고 “핵 억지력을 포함한 자위적인 군사력을 질량적으로 확대강화하는 임의의 물리적 대응조치들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질량적으로’라는 부분은 질적으로는 추가 핵실험을 통해서 핵 능력을 강화하고 양적으로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나 우라늄량을 늘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선다면 2006년과 2009년에 단행했던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실험보다 농축우라늄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정치적 결단만 내리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게 우리 정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에 거칠게 반발하고 있는 겉모습과는 달리 3차 핵실험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히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개인 4명, 기관 6곳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긴 했지만 제재 수위가 기존의 유엔 결의 1718ㆍ1874호를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결의를 크게 아프지는 않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안보리가 결의안에서 북한의 추가 로켓 발사나 핵실험이 있을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북한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바마 미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식에서 대외문제에 대한 ‘관여’를 강조한 것은 북한의 신중한 대응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당분간 추가 행동을 하기보다는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저울질하며 3차 핵실험 카드 실행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의 성명이 나오기 전 정부의 한 당국자는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드러나기 전에는 북측이 핵실험을 빨리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3차 핵실험 카드를 사용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북한 자체의 필요성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닌 언제 하느냐는 시기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핵무기 소형화라는 기술적인 측면은 물론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을 변경시키기 위한 선제 수단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전 북한이 3차 핵실험 카드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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