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풍계리 핵실험장 2ㆍ3번 갱도 밀착감시

정부, 北 풍계리 핵실험장 2ㆍ3번 갱도 밀착감시

입력 2013-01-23 00:00
수정 2013-01-2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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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간 HEU 핵무기 2기 생산가능..우라늄탄 실험시 포착 어려워

군과 정보당국은 23일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 반발해 제3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자 촉각을 세웠다.

군과 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해발 2천200m)의 핵실험 갱도를 면밀히 추적해온 결과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수일 내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정보당국은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만탑산 중턱의 2, 3번 수평갱도 중 한 곳에서 결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밀착 감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 만탑산 동쪽 갱도에서, 2009년 5월25일 서쪽 갱도에서 각각 핵실험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1번 갱도는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평갱도는 속으로 파 들어가면서 좌ㆍ우측으로 여러 개의 추가 갱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기의 기폭 실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당국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1, 2차 핵실험에서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핵실험 성공을 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과 정보당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고농축 우라늄(HEU)을 이용한 핵무기 기폭장치 실험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핵무기 기폭장치는 포신형과 내폭형 두 가지가 있는데 포신형은 포신 내부에 HEU 두 조각을 분리해 놓고 나서 필요할 때 결합해 핵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반면 내폭형은 핵물질 주위에 고폭장약을 설치해 일시에 핵물질을 압축해 폭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플루토늄(Pu)과 HEU 모두 가능하다. 북한은 1, 2차 핵실험 때 내폭형 방식을 이용했을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정보당국의 한 전문가는 “내폭형 기폭장치는 100만분의 1초 만에 폭발시켜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면서 “북한은 1차 핵실험 때는 실패했고 2차 때는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국의 관측대로 북한이 HEU를 이용해 3차 핵실험을 한다면 즉각 탐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핵실험 후 암반 균열을 통해 외부로 누출되는 제논과 크립톤 등 방사능 탐지가 어렵고 지진파, 공중음파 등으로 포착도 쉽지 않다고 한 전문가는 전했다. 특히 수평갱도에서 이뤄져 지표면이 함몰되지 않는다는 점도 포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은 HEU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연간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은 2010년 11월 미국 핵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를 초청해 현대식 원심분리기 시설을 공개했다”면서 “당시 북측은 2천대의 원심분리기가 설치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의 주장이 맞다면 연간 HEU 40㎏을 생산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HEU 15~20㎏이면 핵무기 1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연간 핵무기 2기 제조 분량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추출을 위해 P-2형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2형 원심분리기는 길이 90㎝ 미만의 분리기 1대를 1㎥ 내의 좁은 공간에 설치할 수 있고 1대에서 생산하는 우라늄의 분리계수도 크기 때문에 위력적인 농축우라늄을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은 제3의 장소에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별도의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정보당국의 전문가는 “북한은 Pu 보유량 제한으로 추가 핵물질 확보를 위해 고농축 우라늄 개발이 절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5메가와트 원자로를 불능화한 뒤 우라늄 쪽에 관심을 두고 연구 개발에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1980년대 중반부터 우라늄 농축을 위한 연구 개발에 착수했으며 1983년부터 원심분리기 원료인 육불화우라늄 생산공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총 11억~15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핵시설 건설에 6억~7억 달러, HEU 개발에 2억~4억 달러, 핵무기 제조 및 실험에 1억6천만~2억3천만 달러, 핵융합 기초 연구에 1억~2억 달러 등을 사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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