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脫원전 ‘가물가물’ ’원전 제로’ 정당 참패

日, 脫원전 ‘가물가물’ ’원전 제로’ 정당 참패

입력 2012-12-17 00:00
수정 2012-12-1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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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거치면서 일본에서 탈(脫) 원전론이 설 자리를 잃었다.

탈 원전을 내세웠던 정당들이 줄줄이 참패하면서 국정 영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반면 탈 원전에 반대하거나 모호한 입장을 보인 정당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민주당 정권이 구축한 원전 정책의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민주당 정권은 작년 3월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정책의 큰 줄기를 탈 원전으로 잡고 2030년까지 ‘원전 제로’를 실현하기로 했다. 원전 수명을 원칙 40년으로 하고 신증설을 불허한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16일 총선에서 기존의석(230석)을 상당 부분을 잃고 57석에 그치면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해 원전정책 관철이 어려워졌다.

향후 10년 내에 모든 원전을 철폐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미래당도 9석으로 기존 의석(62석)의 대부분을 상실했다.

탈 원전을 내걸었던 사민당과 공산당 등도 세력이 위축돼 국정에서 존재감이 희미해졌다. 예상과는 달리 탈 원전이 유권자의 신임을 얻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총선 직전 전력회사들이 원전 가동 중단으로 화력발전 비용이 급증해 경영난에 처했다며 전기 요금의 대폭 인상을 방침을 밝힌 것도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집권에 성공한 자민당은 원전 재가동 여부를 순차적으로 판단해 모든 원전에 대해 3년 이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원전의 안전성 여부는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전문적 판단에 맡길 방침이다. 또 10년 내에 지속가능한 전원(電源) 구성의 최적 비율을 확립하기로 했다.

결국,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안전하다고 판정한 원전에 대해서는 가동을 허용하고 탈 원전 여부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탈 원전과 거리가 먼 것으로 민주당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과 다르다. 자민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할 공명당도 ‘원전 제로’를 지향하기로 했으나 원전 철폐와 관련해서는 구체적 언급이 없다.

자민당은 오랜 기간 전력업계와 유착 관계였기 때문에 탈 원전 추진에 대한 당내 저항이 강하다. 전력업계의 이익 단체인 전기사업연합회는 이번 총선에서 자민당을 지원했다.

전력업계는 이미 자민당 정권이 출범할 경우 민주당 정권이 건설을 불허했던 9기의 원전 추진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탈 원전을 내세운 정당들이 나란히 참패함으로써 자민당이 정권에 복귀하면 민주당 정권의 원전 정책을 재검토할 것이 확실시 된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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