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예고, 日 총선 정국에 ‘충격’

北 로켓발사 예고, 日 총선 정국에 ‘충격’

입력 2012-12-02 00:00
수정 2012-12-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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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대화 중단…노다 일부 유세 중단 검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가 일본 총선 정국에도 충격을 가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가 이달 10∼22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예고한 1일 오후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1일 밤 긴급 소집한 관계 각료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예고와 관련, 정보 수집과 분석에 집중하고, 예기치않은 사태에 대비해 국민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노다 총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예고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4월 미사일 발사 당시 나온 안보리 의장 성명에 반하는 것으로 강행될 경우 매우 유감이다”면서 “일본을 비롯해 국제사회로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각료회의에서 오는 5∼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한과의 외교당국 국장급 회담의 연기를 결정하고, 이를 북한 측에 통보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0일 이전에 이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 협의를 진전시켜 총선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 북한과의 2차 국장급 협의를 추진했으나 결국 회담 중단을 택했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가 북한에 이용당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데다, 로켓 발사 계획의 중단을 요구하는 미국, 한국 등 국제사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일본과 북한의 국장급 협의가 진전과 결실이 있는 대화가 될지 지극히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4년 만에 재개된 일본과 북한의 정부 간 대화인 국장급 교섭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방위상은 자위대에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비한 ‘파괴조치준비명령’을 발령했다.

이는 자위대법에 근거한 ‘파괴조치명령’에 앞서 부대 파견 지역의 현지 조사 등을 지시한 것이다. 파괴조치명령은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본체나 잔해 등이 일본 영토에 떨어질 경우 공중에서 요격해 파괴하도록 하는 명령이다. 정부는 내주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자위대에 파괴조치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방위성은 북한이 예고한 장거리 로켓의 궤도 등을 고려해 수도권과 오키나와 본토, 이시가키(石垣)섬, 미야코(宮古)섬에 요격용 지대공 탄도미사일인 패트리엇(PAC3)을 배치하는 한편 로켓 발사 정보 탐지를 위해 이지스함을 동해와 동중국해 등에 배치할 계획이다.

노다 총리는 2일 지바시 등에서 행한 거리연설에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영역 내에’ 떨어질 경우에 대비해 자위대에 요격 태세 준비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의원을 해산했지만, 안전보장의 공백이 생겨서는 되지 않는 만큼,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책임을 갖고 국민과 국토, 주권를 수호할 것을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노다 총리는 위기관리의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총선 유세의 일부 중단도 검토하기로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선거 유세는 하지만, 필요할 경우 관저에 머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이날 계획했던 아이치현 유세를 중단했다.

이달 16일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가 예상되는 자민당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자민당은 이날 아베 총재를 책임자로 하는 ‘북한 미사일 문제 긴급대책회의’를 설치하고 3일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자민당은 외무성과 방위성으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보고를 받고 향후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아베 총재는 이날 오이타시 가두연설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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