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흑인입학 반대 폭동 일어난 미시시피 대학서
미국 남부 미시시피대학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는 일부 학생들이 인종비하적 시위를 벌여 물의를 빚었다.7일(현지시간) 미시시피대학의 성명에 따르면 전날 밤 학생회 건물 앞에서 학생 400여명이 모여 정치적 구호와 인종차별적 욕설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당초 30~40명으로 시작됐으나 20여분만에 인원이 수백 명으로 불어났으며, 학내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자 100여명이 또다시 기숙사 건물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고 대학은 밝혔다.
학생 2명은 각각 공공 공간내 만취와 명령 불응 등의 혐의로 붙잡혔다. 부상자나 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 소식은 학생기자들이 상황을 ‘폭동’으로 표현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온라인상에서 급속히 퍼져 나갔다.
특히 사람들이 오바마 캠프의 선거 광고판을 불태우는 사진 등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올 미스(Ole Miss)’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학교는 1962년 첫 흑인 학생인 제임스 메러디스의 입학에 반대하는 백인 학생들의 폭동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3천여명의 연방군이 투입돼 폭동을 진압했으나 백인 2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번 시위도 제임스 메러디스의 입학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이후에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은 댄 존스 총장 명의의 성명에서 “소셜미디어를 인용한 최초 보도는 불행하게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으나 인종비하적 구호가 나온 사실은 인정했다.
존스 총장은 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며 “우리 대학의 명성을 저해한 일부 학생들에 대해 대학 구성원 모두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비난했다.
일부 교수와 학생들도 SNS 상에서 이번 사건을 질타했다.
대학 측은 구성원 화합을 위한 촛불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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