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 구해줘야 할 사람만 400명”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승리의 기쁨에 도취한 시각 고배를 마신 패배자는 어떻게 씁쓸함을 달랬을까.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대선에 패하고 공직 생활에서 물러나게 된 롬니의 첫날 일상을 소개했다.
롬니는 가까운 지지자 및 후원자 수백명과 아침식사를 하는 것으로 패배 후 첫날을 맞았다.
모든 선거운동이 최종 마무리되는 날 그는 그동안의 여정을 회고하며 감정적이 돼 울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롬니는 이 자리에서 수석 전략가인 스튜어트 스티븐스를 비롯한 고위 보좌관들의 공로를 칭찬하고 후원자들 한 명 한 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또 허리케인 ‘샌디’로 선거운동 마지막 주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식사자리에 참석한 후원자들이 전했다.
롬니는 이어 이날 오후 늦은 시각 최종 회의를 위해 보스턴 노스엔드에 마련된 선거캠프 본부를 방문, 보좌관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넸다.
대선후보로서의 비밀 경호 임무가 사라진 그는 부인 앤과 함께 아들 차 뒷좌석에 올라타고 본부를 떠났다.
이처럼 롬니가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그의 고위 보좌관들은 아침부터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일부 후원자들은 롬니의 고위 참모들이 어설픈 ‘2군 팀’ 작전을 편 것이 문제였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을 떠넘겼다.
이들은 롬니가 지난여름 오바마 진영으로부터 그의 기업가 경력과 개인 재산에 대한 집중공격을 받는 동안 참모들이 롬니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그간 워싱턴에 머물며 차기 롬니 행정부를 준비해온 인수위원회 직원들은 짐을 꾸렸다.
일부 롬니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샌디 대처 능력을 칭찬한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롬니의 최대 후원자 중 한 명은 “크리스티의 발언 때문에 우리가 4~5%포인트의 지지율을 잃었고 오바마가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크리스티 주지사는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나는 언제나 사실만을 말한다. 미국 대통령이 일을 잘했다면 나는 그가 잘했다고 인정하고 칭찬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비난을 쏟아내는 후원자들과 달리 정작 롬니는 참모들의 잘못을 탓하지 않는다고 그와 가까운 지인들이 전했다.
이날 롬니와 아침식사를 함께한 L.E. 시먼스는 “내가 ‘앞으로 수 주 동안 뭘 할 건가? 재밌는 일을 하자’라고 말하자 롬니는 ‘매우 바쁠 것 같다. 좋은 일자리를 구해줘야 할 사람이 400명이나 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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