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카쿠 ‘약골’ 대응 내부 비판 분출

日, 센카쿠 ‘약골’ 대응 내부 비판 분출

입력 2012-08-18 00:00
수정 2012-08-18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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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라 도쿄 지사 “중국에 아첨 한심”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에는 강력한 보복으로 대응하면서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상륙한 홍콩 시위대는 중국을 의식해 신속하게 풀어주자 내부에서 비판이 분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홍콩 시위대를 형사처벌하지 않고 강제 송환한 데 대해 “중국 각지에서 반일 시위가 확대할 우려가 있는데다 중국과의 외교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과 독도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은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기 위해 홍콩 시위대의 조기 강제송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익 정치인은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는 “중국에 대한 약체 외교로, 중국에 아첨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자민당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영토특명위원회 위원장은 “법의 적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홍콩 시위대가 해상보안청 보안관들에게 벽돌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위를 했음에도 형사처벌이 가능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대신 신속하게 풀어주는 데 급급해 입관난민법을 적용했다는 것이다.

집권 민주당은 일본 해상보안청이 홍콩 시위대를 바다에서 체포할 수 있었음에도 충돌 사태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해 상륙을 허용한 뒤 체포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본 정부가 홍콩 시위대에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2010년 9월 센카쿠에서 발생한 중국 어선과 일본 경비선이 충돌한 이른바 ‘센카쿠 사태’의 재연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일본은 중국 선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 등 경제 보복에 나서자 굴복해 선장을 재판도 하지 않고 석방한 것이 여론의 역풍을 맞아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의 조기 붕괴로 연결됐다.

우익지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홍콩 시위대의 만행을 불문에 부치고 풀어줌으로써 다시 약골 외교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도쿄신문은 일본 정부가 독도 문제에는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홍콩 시위대의 센카쿠 상륙은 신속하게 수습하는 대조적 처리를 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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