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란에 격 높은 경제사절단 빨리 파견해야

[사설] 이란에 격 높은 경제사절단 빨리 파견해야

입력 2016-01-25 17:48
수정 2016-01-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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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엊그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앞으로 10년 안에 양국의 무역 규모를 연간 6000억 달러로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다. 2014년 기준 중국과 이란의 무역 규모 520억 달러의 11배에 이르는 수치다. 테헤란 고속철 건설을 위한 금융지원을 비롯해 경제·산업·문화·법률 등에 대한 협약도 맺었다. 게다가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켰다. 서방의 경제 금융 제재 전면 해제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란을 상대로 한 시 주석의 외교는 파격적이다.

이란은 제재가 풀림에 따라 본격적인 경제 재건에 나섰다. 이미 2020년까지 214조원 규모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발주하기로 했다. 올해 60조원이 넘는 공사를 해외에 줄 계획이라고 한다. 가스 매장량은 세계 1위, 원유 확인 매장량은 세계 4위인 자원 대국이지만 기반 시설은 낙후됐다. 인구는 8000만명으로 중동에서 이집트에 이어 두 번째로 내수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 이란의 특수(特需)를 빗대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시 주석은 제재 해제 이후 이란을 방문한 첫 외국 정상으로, 로하니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돈독한 관계를 한껏 과시했다. 선진국이든, 개발도상국이든 모두 시 주석의 저돌적인 이란 외교에 부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발 빠르고 알찼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조만간 이란 방문을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국가들도 정상급 또는 부총리급 외교 사절단을 파견했거나 보내기로 했다. 모두 이란의 특수를 노린 선제적 외교 행보다.

우리 정부도 이란 특수와 관련해 경제장관회의를 열거나 업계와 간담회를 갖는 등 준비를 해 왔다. 다음달 말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란을 찾는다고 한다. 그러나 경쟁국들의 잰걸음에 비하면 느려 보인다. 이란의 특수는 세계 무역 규모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에도 해외 진출과 수출을 확대할 돌파구이자 기회다. 건설, 플랜트, 자동차, 가전 등 우리에게 강한 분야도 많다. 더욱이 우리 기업은 이란에서 제재 이후에도 현장을 지킨 덕에 ‘의리의 한국’으로 통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값진 자산이 빛을 발휘하도록 뒷받침해 줘야 한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진출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제사절단의 격과 규모를 높여 빠른 시일 안에 파견하기 바란다.
2016-01-2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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