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울고 싶은 증시 뺨 때린 옐런

<오늘의 투자전략> 울고 싶은 증시 뺨 때린 옐런

입력 2014-03-20 00:00
수정 2014-03-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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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큐 옐런’을 기대했던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실망감에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기준을 시장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고칠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옐런 의장은 지금껏 지침으로 활용했던 ‘실업률 6.5%’ 기준을 폐기하는 대신 “고용시장 상황과 기대 인플레이션, 금융시장 등 광범위한 정보를 면밀히 주시해 금리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아울러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연준의 제3차 양적완화(QE3) 종료시점에서 약 6개월 뒤가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19일 옐런 의장이 기술적으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진 미국 증시에 하락의 명분을 준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실업률 기준을 하향조정 하는 등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 조정을 기대했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 등에 대해선 과거와 큰 변화가 없었으나, 포워드 가이던스를 조정한 것이 다소간 혼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때문인지 뉴욕 증시는 비교적 큰 낙폭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70%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0.61%와 0.59%씩 밀렸다.

한국 증시 역시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미국이나 유럽 증시와 달리 주가가 많이 오르지는 않았기에 ‘옐런의 선물’이 없었다는 실망감은 크지 않지만, 간밤 FOMC에서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매월 100억 달러 추가 축소하기로 한 만큼 신흥국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학균 팀장은 “한국 증시는 그동안 오른 게 크지 않아서 급격한 하락은 없겠지만 방향은 아래쪽일 듯 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큰 변수가 아니고, 현재로선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지금껏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부양책으로 반전을 도모해 왔다”면서 “당분간은 중국에서 나올 제스처를 지켜보면서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성훈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만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하는 까닭은 그만큼 펀더멘털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없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 시장의 경우 해외 증시가 하락한 부분도 있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와 과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직후 신흥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던 전례 등을 감안하면 하락출발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 힘든 여건이라는 것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국내적으로는 펀드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이번주부터 소득공제장기펀드(소장펀드)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인덱스, 업종대표주, 가치주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실적으로 종목을 고르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국내 기관의 자금 유입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거래를 마친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0.59% 내린 251.40으로 마감했다. 이를 코스피로 환산하면 1,925에 해당하며 전날 코스피 종가는 1,937.68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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