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 큰 유전 질환…근본치료법 없고 증상 완화만 가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8.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자신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재상고를 포기하면서 그가 앓는 희귀질환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이 회장이 앓는 질환은 인구 10만명당 36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이다. 유전자의 중복성으로 생기는 이 질환은 질병을 발견한 학자 3명의 이름 첫 알파벳을 따 ‘CMT’로도 불린다. 유전병 중에서도 가족력이 큰 게 특징이다.
환자는 대부분 손과 발의 근육이 위축되고, 약해지면서 손발 변형으로 이어진다.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에 따라 무증상인 사람도 있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걸어 다니는 것조차 힘들어 휠체어 신세를 져야 할 수도 있다.
이 질환은 유아나 청소년기에 시작되고 증상은 늦은 아동기나 초기 성인기에 나타난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30대 초반까지도 증상이 드러나지 않기도 한다.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약해지거나 계단을 오를 때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근육이 더 약화하면 발가락이 항상 구부러진 형태를 띠거나 발바닥 아치가 위쪽으로 휘어지는 등 발에 변형이 일어나 걷기가 어려워진다.
이어 척추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과 고관절 변형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직 이 병의 근본치료법은 없고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만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아킬레스 스트레칭, 근 강화 운동, 특수 신발 착용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지만, 발 변형 자체가 교정되지는 않는다.
다른 치료법이 효과가 없고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하는데, 수술이 근육을 강화해주는 것은 아니고 변형을 교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CJ그룹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회장의 손과 발이 심하게 굽어 있고 종아리도 비정상적으로 말라 있어 전형적인 샤르코-마리-투스병으로 추정된다. 그는 샤르코-마리-투스병이 악화해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상태라고 CJ그룹은 설명한다.
이재현 회장은 만성 신부전증으로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만성신부전은 신장기능이 떨어진 후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하는 증상을 말하는 데 신장기능이 90% 이상 상실되면 말기 신부전증에 도달해 혈액투석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