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출발 후 3.9원 오른 1,180.1원 마감
미국 기준금리가 9년 반 만에 인상된 이후 첫 거래일을 맞은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애초 우려했던 것과 같은 큰 충격은 발생하지 않았다.그러나 미국 금리인상과 연관된 위안화 절하와 국제유가 하락 추세 영향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180.1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3.9원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0.7원 내린 1,175.5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외환시장 개장에 앞서 한국시간으로 이날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됐음에도 이미 시장에 인상 기대감이 반영된 데다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외려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9거래일 연속 절하 고시한 것이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달러화 가치가 오를 때 위안화가 받게 될 절상압력을 미리 낮추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는 강세가 되고 달러 페그제에 따라 위안화도 함께 강세 압력을 받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도 달러화 강세 전망에 따라 크게 떨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에 따라 장 초반 1,173.5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절하 고시 이후 꾸준히 올라 오후 한때 1,182.6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수출업체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 등이 나온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 상승하지 않고 1,18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속에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4일까지 2거래일을 제외하고 줄곧 상승세를 보여 1,143.4원에서 1,184.8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FOMC를 앞두고 관망세 속에 소폭 하락하며 조정 국면을 거쳤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자체가 시장에 준 충격은 크지 않았으나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 상승세(달러 강세)는 조금 더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선물 정경팔 시장분석팀장은 “FOMC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다 보니 위험선호 심리에 의해 일시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유가 하락 등으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여 원화도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음 주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후 3시께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63.66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69원 내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