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백신 없는데” 백신주 고공행진…”투자 유의”

“메르스 백신 없는데” 백신주 고공행진…”투자 유의”

입력 2015-06-02 11:34
수정 2015-06-0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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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이슈에 편승한 투자, 바람직하지 않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국내 증시도 감염된 양상이다.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하는 등 메르스 감염 우려가 확산하자 백신 관련주와 제약주 등이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메르스의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급등세는 심리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백신 개발·생산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은 전날보다 2천950원(14.86%) 오른 2만2천800원에 장을 마쳤다.

진원생명과학은 메르스 확산 국면에서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르스 발생 전 1만원 미만이었던 진원생명과학의 주가는 지난 열흘 새 103.80% 올랐다.

지난달 27일 “관계사인 이노비오와 함께 메르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DNA 백신을 개발하기로 하고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 연일 상한가로 직행하고 있다.

백신 관련주로 꼽히는 제일바이오의 주가가 메르스 발생 후 지난 1일까지 39.38% 오른 것을 비롯해 손세정제 사업을 하는 파루(37.55%), 중앙백신(28.22%), 이-글 벳(22.54%) 등도 연일 상한가로 치솟으며 상승세다.

메르스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바이오니아도 사흘 연속 상한가로 직행했으며 마스크 관련주인 오공과 케이엠, 웰크론, 크린앤사이언스, 의료용 장갑을 생산하는 유니더스 등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치료에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만드는 제약업체 등의 주가도 덩달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약품과 고려제약, 경남제약, 녹십자엠에스, 진양제약 등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으며 일동제약(14.35%)과 보령제약(13.27%) 등도 급등했다.

이밖에 백광산업, 한올바이오파마 등도 메르스 관련주도 묶이며 연일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에서 의약품 업종은 2.53%, 코스닥에서 제약 업종은 0.64% 올랐다.

메르스 감염에 따른 사망자와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수혜 기대감에 관련주가 무더기 급등세를 보이며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메르스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는 상태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환자의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몰아낼 때까지 생명력을 유지해주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숨을 쉬지 못하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투석을 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현재 급등하는 종목 대부분은 메르스와는 직접 상관이 없다. 이전에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나 신종플루 등의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처럼 관련 테마주로 묶이며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처럼 실적이 동반되지 않은 관련주에 대해 단순히 수혜 기대감만 가지고 무작정 뒤늦게 투자에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신증권 박양주 연구원은 “메르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당수 종목이 심리적 요인에 힘입어 급등하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이 없는 테마주에 대한 추격 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급등세를 나타낸 제약 관련주는 임상 통과나 신약 개발에 따른 모멘텀을 받았지만, 메르스 관련주는 이러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무관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치료제가 없는 질병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제약업체는 없으므로 해당 이슈에 편승해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메르스 관련주 매수는 투기적인 부분이 강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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