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0.6%… 예상치 크게 밑돌아
2분기(4~6월)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은 민간소비 때문이다. 조금씩 살아나는 듯싶던 민간소비는 구조조정 한파에 휘청대더니 세월호 직격탄에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개인,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하고자 하는 의지’가 당초 짐작보다 훨씬 깊게 꺾여 회복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는 전기 대비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더블딥’(경기 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더 커졌다.그나마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3% 늘어 전 분기(-1.9%)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건설투자도 0.6% 늘었지만 전 분기(5.1%) 증가세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렇듯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면서 내수는 2분기 성장률을 되레 갉아먹었다. 성장 기여도가 -0.1% 포인트다. 이를 벌충해 준 것은 수출(성장 기여도 0.7% 포인트)이다. 정부(3.7%)와 한은(3.8%)이 하향 조정한 올해 성장 전망치는 여전히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 수준에 걸쳐 있지만 하반기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 잠재 능력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 성장률 0.6%는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1.1%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불과 2주일 전에 내놓은 추정치(0.7%)보다도 낮다. 한은은 “정부 재정 집행률 등 추가로 수집된 지표가 안 좋았다”고 해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가 더 극명해졌다”면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우리 경제가 소프트 패치(일시적인 어려움)를 넘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직은 반론이 더 크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1분기보다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면서 “성장률이 3분기에 반등할 것은 확실한데 관건은 (반등) 폭”이라고 내다봤다. 확 치고 올라오면 1%를 웃돌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0.9~1.0%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 것인가는 정부가 오늘 내놓은 경제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에는 2분기 성장률 부진을 들어 한은이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하)이 아닌 빅스텝(0.5% 포인트)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으로 기준금리가 소폭으로 한 차례만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교차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7-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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