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개막…엔저에 ‘실적쇼크’ 악재 온다

어닝시즌 개막…엔저에 ‘실적쇼크’ 악재 온다

입력 2014-01-07 00:00
수정 2014-01-0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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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에 ‘빅 배스’ 효과 나타날 듯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상장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어닝 시즌’(실적발표 기간)이 개막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러나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아 1∼2월 국내 증시를 강하게 짓누르는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로 상장사들은 직전 회계연도의 4분기 실적을 1월 중순에서 2월 말 기간에 공개한다.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 이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아직 공개 시기를 밝힌 곳은 없다.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는 이달 말께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원가부담이나 손실 등 요인을 4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이번 상장사 실적은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8조3천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8%,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6.11% 감소했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인 8조∼10조원 대를 밑돌아 ‘어닝쇼크’ 수준이다.

다른 상장사들의 작년 4분기 실적도 삼성전자처럼 어닝쇼크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표이사 교체 후 ‘빅 배스’(Big Bath) 효과로 공기업 등 상당수 대기업의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얘기다. 빅 배스는 신임 대표이사 등의 부담을 덜고 실적 개선을 두드러지게 하려고 기업이 부실 자산을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정권 초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4분기 상장사 실적은 빅 배스 영향으로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실제 2003년 4분기와 2008년 4분기 상장사들의 실적도 어닝 쇼크 수준이엇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인 34조원을 크게 밑도는 20조원대 초중반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도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의 4분기 순이익이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전망치인 20조8천억원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 총괄팀장은 “보통 4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도는 경향이 있는데다 이번에는 빅배스 효과로 공기업과 민간 대기업들이 최대한 원가부담 등을 4분기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며 “상장 공기업과 운송·건설·은행 등 업종이 ‘빅배스’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시장에서 우울한 전망을 하고 실적 하향 조정을 한 디스플레이와 자동차업종은 더 나빠질 게 없어서 오히려 심리적인 충격은 덜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있는 업종은 화학과 조선 등이 꼽힌다.

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나마 이번 어닝 시즌에선 재작년 4분기에 적자를 낸 화학과 조선, 건설, 기계 등 업종의 실적 개선 여부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 시즌의 실적 악화가 1∼2월 국내 증시에서 엔화약세보다 강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팀장은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어닝 쇼크는 1∼2월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 기간에 코스피는 1,900선 아래로 연중 저점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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