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 대비 18% 감소…증권사 전망치 크게 밑돌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8조3천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8%나 감소했다.삼성전자는 7일 2013년 4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 공시를 통해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8조3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삼성전자 깃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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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분기 실적(매출액 56조600억원, 영업이익 8조8천400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1% 줄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2013년 연간 매출액 228조4천200억원, 영업이익 36조7천700억원을 올려 두 부문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사상 최초로 30조원 시대를 열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201조1천억원)보다 13.6% 늘었고 연간 영업이익은 2012년(29조500억원)보다 26.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등으로 9조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으로 평가된다.
어닝쇼크는 시장 예상치에 훨씬 못 미쳐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주는 실적 충격을 말한다.
증권사 12곳의 4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9조4천억원으로 이날 발표된 실적은 이보다도 12%가량 밑돌았다. 전망치를 가장 낮게 잡은 BNP파리바증권은 8조7천800억원대, 크레디트스위스는 8조원 중반대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고지를 넘었고 애초 4분기에도 10조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해 연말부터 분위기가 바뀌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작년 3분기에 17%를 넘어섰던 영업이익률도 4분기에는 14.1%로 급락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를 제외하고 2011년 4분기부터 2012년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갔다가 작년 1분기에 주춤했다. 이후 작년 2, 3분기에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4분기에 사상 최고실적 행진이 다시 멈춰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하순 4분기 실적 확정치를 공시할 예정이다. 통상 잠정실적이 확정치보다 낮게 산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4분기 실적은 다소 개선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급락한 원인으로 환율 영향과 특별상여금 지급, 휴대전화 등 세트제품의 판매 성장세 둔화,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 등을 꼽는다.
지난달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으로 해외를 포함한 임직원 32만여명에게 8천억원을 지급해 단기적인 비용 급증 요인이 작용했다.
또 원화 강세로 4분기 평균 환율이 전 분기와 비교해 4% 이상 하락하며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은 올해 3억9천830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34.6%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성장 기조는 유지했으나 기록적인 추세의 판매량 증가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 재고조정에 따라 세트(완제품) 부분은 전반적으로 물량이 감소했고 부품 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IM(IT·모바일) 분야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9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3 판매가 본격화되고 연말 계절적 특수성으로 TV 등 가전제품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반도체는 D램 등 메모리 가격이 받쳐주면서 일정 부분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성장세는 주춤했지만 보급형은 꾸준히 늘고 있어 모바일 칩 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올 1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놓고도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에다 스마트폰 성장세 둔화의 영향으로 실적이 쉽게 호전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가하면, 올림픽 등 특수 영향과 태블릿 등 새로운 캐시카우의 등장으로 1분기에는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새해 개장 직후 실적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틀 만에 6% 가까이 급락하는 등 크게 흔들렸으나 실적 발표 이후에는 오히려 매수세가 좀 더 강한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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