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지원금 250억 유령업체 주소로 빠져나가”

“원전 지원금 250억 유령업체 주소로 빠져나가”

입력 2013-10-16 00:00
수정 2013-10-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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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익 의원실 “한수원 지원업체 소재지 찾아보니 엉뚱한 곳”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주변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지원한 250억원을 받은 업체들의 주소지가 가정집·식당이거나 영업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채익(새누리당) 의원실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0∼2012년 지역제한입찰 방식으로 한수원과 공사·납품 계약을 맺은 172개 업체를 현장점검한 결과 33.7%인 58개 업체의 주소가 주점·노래방·다방·낚시점 등 도저히 등록업체로 볼 수 없는 곳이거나 아예 영업장이 없는 곳이었다.

지역제한입찰은 원전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한수원이 작은 단위의 공사나 물품 납품을 해당 지역 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따라서 지역제한입찰을 수주하려면 당연히 그 지역에서 실제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실상은 3분의 1가량이 유령업체였던 셈이다.

이런 사례가 발전본부별로는 한빛 원전이 24개로 가장 많고 월성 20개, 고리 12개, 울진 2개로 파악됐다.

이채익 의원실은 이들 58개 업체 중 57개 업체가 지난 3년간 250억여원 상당의 계약 847건을 부당하게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례로 한 계약 건은 금액이 무려 39억여원에 달했지만 업체 소재지는 사무실이 없는 일반 가정집으로 드러났고, 소재지는 부동산 사무실에 전화는 목욕탕으로 연결된 곳도 있었다.

농가만 있거나 펜션·민박집인 곳도 일부 있었고 식당으로 영업 중인 곳은 수두룩했다.

이 의원은 “이런 부당 영업행위를 방지할 수 있는 공급자 등록 및 계약 시스템의 구축이 마련돼 있지 않아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며 “한수원 내부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지원금이 주점·노래방·다방 등에 지원된 것은 절대 아니다. 업체 주소를 살펴보니 이 같은 시설에 입주한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런 폐단을 없애기 위해 향후 입찰시 주된 영업소 확인각서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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