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협 모델 개성공단은
정부가 26일 개성공단에서 우리 측 잔류 인원의 전원 철수를 결정하기까지 개성공단은 남북 상생의 경제협력 모델이자 남북관계의 상징적 ‘마중물’(물이 잘 안 나올 때 물을 끌어 올리려고 붓는 물)이었다.개성공단 사업은 2000년 8월 북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현대아산이 개성지구에 총 6612만㎡를 개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2003년 6월 착공됐고 2004년 12월 첫 생산품을 출하했다. 당시 255명 수준이던 북측 근로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5만 3000여명을 돌파했다.
급속도로 성장하던 개성공단은 남북 간 갈등 속에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북한은 2008년 3월 김하중 당시 통일부 장관의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연계’ 언급을 빌미로 개성공단 우리 측 당국 인원의 전원 철수를 요구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우리 측 인원을 880명으로 제한하고 통행시간대를 축소하는 조치를 강행했다. 2009년 3월에는 한·미연합 ‘키 리졸브’ 연습에 반발해 3차례 통행을 차단해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지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2010년 5월 개성공단에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5·24 조치를 발표하자 개성공단 개발은 다소 정체돼 왔다. 올해는 지난 3일 북한의 개성공단 통행 제한에 이어 9일 북측 근로자 철수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입주기업의 어려움이 장기화됐고, 정부는 결국 잔류자 전원 철수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개성공단에는 기반시설과 생산시설 등에 9000억원대의 남측 자본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입주 기업은 123곳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3-04-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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