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라서 더 값진 보치아 메달…“보조 선수 덕분에 시상대 위에”

함께라서 더 값진 보치아 메달…“보조 선수 덕분에 시상대 위에”

서진솔 기자
서진솔 기자
입력 2024-09-02 10:55
수정 2024-09-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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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아 국가대표 정소영이 1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BC2 여자 개인전 결승에 진출한 뒤 보조 선수 강효순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보치아 국가대표 정소영이 1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BC2 여자 개인전 결승에 진출한 뒤 보조 선수 강효순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은퇴하려는 국가대표 선수의 마음을 다잡고 묵묵하게 뒤를 받쳐 2024 파리패럴림픽 시상대 위에 함께 올랐다. 보치아의 메달은 보조 선수와 함께하기에 더 값졌다.

보치아 국가대표 정소영(36·충남보치아연맹)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BC2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나 곤칼베스에게 1-4로 패배하며 은메달을 땄다. 마지막 4엔드에서 시간 초과로 아쉽게 졌지만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 이후 12년 만에 개인 최고 성적의 기쁨을 맛봤다.

그의 옆에는 보조 선수인 강효순(58)이 있었다. 보치아는 손, 홈통 등을 이용해 공을 던져 상대보다 표적구에 가깝게 붙이면 더 높은 점수를 얻는 종목이다. 이에 몸이 불편한 선수들을 보조하는 파트너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에 따라 심리적 안정을 얻으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다만 보조 선수는 경기 중 말을 하면 안 되기 때문에 행동으로만 돕는다.

정소영은 경기를 마치고 3년 전 도쿄 대회부터 함께 했던 강효순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지난 패럴림픽 때 너무 힘들어서 은퇴하려고 했다. 이모(강효순)랑 울면서 한 시간 넘게 얘기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저를 만류했다”며 “이모가 한 번 더 해보라고 지지해줘서 오늘 은메달을 땄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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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아 국가대표 강선희가 지난 달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BC3 여자 개인 C조 예선을 마치고 박세열과 함께 퇴장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보치아 국가대표 강선희가 지난 달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패럴림픽 보치아 BC3 여자 개인 C조 예선을 마치고 박세열과 함께 퇴장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보치아에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선물한 강선희(47·한전KPS)도 보조 선수 박세열(29)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그는 여자 개인 동메달 결정전(BC3)에서 브라질의 이바니 카라두를 7-2로 꺾고 시상대 위에 올랐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했던 강선희는 2017년부터 보치아의 길에 들어섰고 박세열과 줄곧 호흡을 맞췄다. 박세열은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강선희의 보조 선수에 전념했다. 나이, 성별 차는 그들에게 어떠한 장벽도 되지 않았다.

강선희는 “성별이 다른데 저를 돌보고 함께 운동하는 데 어려웠을 것이다. 이겨내고 여기까지 같이 와 준 박세열에게 정말 고맙다. 덕분에 동메달 딸 수 있었다”며 “성격이 긍정적이고 배려심이 많다. 짜증, 화를 많이 내는 저한테 다 맞춰준다. 계속 운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7년 사회복무요원 당시 연차를 모두 보치아 시합을 위해 썼다”는 박세열은 “그간 훈련하면서 서로 많이 부딪혔다. 선희 선수가 이해해주고 서로 맞춰가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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