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장관급’ 광역단체장

[씨줄날줄] ‘장관급’ 광역단체장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5-01-15 01:12
수정 2025-01-15 01:3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금수저, 흙수저. 사회이동성이 약해진 한국 사회의 계급 고착화 현상을 풍자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행정조직에도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중앙과 지방 간의 수직적 관계가 그런 경우다. 올해로 민선단체장 시대가 열린 지 30년이지만 중앙정부 중심의 형식적인 지방자치일 뿐이다.

허울뿐인 자치시대는 민선단체장 대우에서도 드러난다. 2년 전 이철우 경북지사는 미국 텍사스주를 방문해 주지사가 급한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통에 부지사 격인 국무장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미 주지사는 다른 나라의 대통령급이나 다름없다”는 말을 듣고서 “굳이 광역단체장 지위를 낮춰서 밖에서 푸대접받게 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은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 문제를 정부에 집중 제기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광역단체장이 해외를 방문할 때 ‘대접’이 달라졌다. 현지 공관들이 미국의 경우 ‘지사’, 중국에서는 ‘성장’ 등과 만날 수 있도록 ‘급’을 높였다.

올해 시도지사협의회장이 된 유정복 인천시장도 지방시대 실현에 적극적이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관선시대 계급주의 사고와 결별하자고 선언했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의 국무회의 참석, 17개 시도지사의 지위 합리화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현재 시도지사는 의전에서는 장관급 예우를 받는다. 하지만 보수는 서울시장을 제외하고 차관급으로 임명직인 서울행정부시장과 동일하다. 같은 민선단체장인데 서울시장은 장관급이고 나머지는 차관급이다. 차관급과 장관급의 연봉 차이는 430여만원. 지방자치의 본질을 왜곡하는 불균형이 아닌지 물음표가 찍힐 만하다.

이용구 서울시의원 “서울광장 사용기준, 행정편의 아닌 시민 중심으로 개선해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용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대문구4)은 지난 3일 열린 행정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광장 사용승인 기준과 운영방식을 점검하고, 행정편의가 아닌 시민 이용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서울시가 ‘잔디 관리’를 구실로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거부했던 2024년 3월의 법원 판결을 짚었다. 당시 법원은 일정 조율이나 화강석광장 활용 같은 대안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수리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러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2024년과 2025년에 열린 세계여성의 날 행사가 연달아 ‘잔디식재기간’을 이유로 또다시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불수리 처분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서울시가 제출한 자료에는 2023년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불수리 사유가 ‘타 일정 중복’으로 적혀 있으나, 언론보도와 소송 기록에서는 ‘잔디 관리’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정확한 판단 근거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타 일정 중복’ 때문에 사용이 거부된 기간 동안 막상 다른 행사가 승인된 흔적이 없는 사례들에 대해서도 납득 가능한 해명을 요구했다 아울
thumbnail - 이용구 서울시의원 “서울광장 사용기준, 행정편의 아닌 시민 중심으로 개선해야”

광역단체장의 지위 합리화는 고민할 가치가 있는 문제다. 관선시대의 계급주의 사고를 깨야 지방분권이 제대로 가능해진다. “재선충 약 하나까지 다 정해져 내려온다. 단체장 12년을 해도 아무런 권한이 없다.” 이 경북지사의 한탄이 새삼 귓가를 맴돈다.

2025-01-15 3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