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시간) 스리 친모이 자기초월 레이스 출발선에 선 참가자들. 하루 마라톤 풀코스 두 번을 소화하며 52일 동안 3100마일을 무한 반복하듯 뛰어야 한다.
대최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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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지독한 레이스가 있다. 보통 칠레 아타카마 사막(7일 동안 250㎞)이나 남극 마라톤(6일 동안 130㎞) 대회가 가장 극한의 도전을 요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이런 슈퍼 울트라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지 미처 몰랐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뉴욕의 84번가와 168번 스트리트, 다시 84번가까지, 한 블록 883m를 5649차례나 무한 반복하듯 뛰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회 이름은 스리 친모이 자기초월 3100마일(4988㎞) 레이스다. 영국 BBC는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 대회라고 21일 소개했다. 미국 대륙을 횡단한 뒤에도 11개의 마라톤 풀코스를 더 뛰어야 하는 거리인데 이를 매일 똑같은 길거리를 뛰어야 하는 지루함도 이겨내야 한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의 84번가 블록. 883m를 5649차례 돌아야 한다.
인도 출신의 영적 지도자 친모이가 1997년 창설했다. 오전 6시 일어나 씻고 먹고 용변 보고 잠 자는 6시간을 빼고는 온통 달리는 데 하루를 쓴다. 그 짓을 두 달 가까이 한다. 뛰다가 지치면 걸어도 되고 엉금엉금 기어도 된다. 늦게 하루의 과업을 마치면 잠을 덜 자야 한다.
그런데 이를 40일 만에 해낸 이도 있다. 핀란드 우편배달부 출신 아스프리하날 아알토가 2015년 대회에서 40일 9시간 6분이란 기록을 작성했다. 하루 평균 77마일(123㎞)을 내달린 셈이었다. 그는 짤막하게 “울트라 러닝의 에베레스트”라고 말했다. 그는 14차례나 출전해 여덟 번 우승했으며 지난 16일 스타트한 올해 대회에도 나섰다.
남자 기록 보유자 아스프리하날 아알토. 40일 9시간 6분.
대회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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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자 기록을 경신한 카니니카 야나코바. 48일 14시간 24분.
대회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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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2015년 120차례 마라톤과 울트라 완주에 성공해 세계기록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해 대회 도중 병원 응급실에 실려갔다.
변덕스러운 뉴욕 날씨와도 싸워야 한다. 섭씨 38도까지 수은주가 치솟기도 하고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다. 간간이 소나기가 퍼부어 우산을 펴든채 달리기도 한다. 교통통제도 하지 않으니 출퇴근하는 직장인, 일상을 사는 시민들, 자전거 타는 어린이들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달려야 한다. 시첼은 “이런 레이스는 살다살다 처음이었다. 친모이는 유머 감각이 탁월한 것이 틀림없다”며 웃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일상을 지내는 시민들을 제치며 달려야 한다.
대회 주최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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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