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3패 뒤 마침내 첫 승… 알파고에 180수 만에 불계승
1202개 CPU 슈퍼컴 약점찾아… 李 “값어치 매길 수 없는 1승”‘인류 대표’ 이세돌(33) 9단이 ‘3전 4기’ 끝에 마침내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를 넘었다. 이 9단이 지난 세 차례의 대국을 통해 중앙처리장치(CPU) 1202개가 연결된 슈퍼컴퓨터 알파고의 약점을 찾아낸 것이다.
“李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세돌(왼쪽)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컴퓨터 알파고와의 5번기 제4국에서 승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가운데) 최고경영자(CEO)가 “이 9단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축하 인사를 건네자 활짝 웃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날 대국에서 이 9단은 두 귀를 점령하고 좌변과 우변에도 집을 마련하는 실리 작전을 펼쳤고, 알파고는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집을 만들었다. 승부처는 중앙이었다. 이 9단이 78수로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묘수를 날렸고, 알파고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의문 수를 남발해 순식간에 형세가 이 9단 쪽으로 기울었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79수 때 알파고의 가치망이 계산한 승률이 약 70%였으나 87수 때 급락했다고 밝혔다. 알파고는 이후 다양한 응수타진으로 이 9단을 흔들려고 했으나 형세는 바뀌지 않았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이현욱 8단은 “정말 자랑스럽다”며 “비록 이번 시리즈에서 패배를 했지만 가능성을 열어 둔 굉장히 중요한 1승이다. 앞으로 인간이 이길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대국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6-03-14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