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前회장이 승인했다고 최순실 전화” 정유라 승마 코치, 마사회 돈으로 독일 파견

“현명관 前회장이 승인했다고 최순실 전화” 정유라 승마 코치, 마사회 돈으로 독일 파견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4-25 22:52
수정 2017-04-26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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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 前감독 崔 공판서 진술

특검 “삼성 지원 희석용 파견”
류철균 이대 교수 징역 2년 구형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 딸 정유라(21)씨의 독일 승마 훈련을 담당한 박재홍 전 감독이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 회장이 승인했다’는 최씨의 전화를 받고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진행된 최씨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박 전 감독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 진술에서 박 전 감독은 “2015년 말 최씨가 전화로 ‘현 회장의 승인도 이뤄졌는데 왜 독일에 오지 않느냐’고 재촉해서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고 대답했다. 전화를 끊은 지 30분 후 최씨가 ‘현 회장이 승인을 했다’고 전화했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이후 마사회에 확인해 보니 ‘현 회장의 승인이 났지만 서명 승인이 지체되고 있으니 휴가 형식으로 독일로 출국하면 파견 근무로 조치해 주겠다’고 해서 출국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감독은 승마협회의 ‘중장기 로드맵’으로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독일에서 정씨와 함께 지냈다. 현 전 회장은 최씨와 삼성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사임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규 마사회 부회장(회장 대행)은 “올림픽 준비를 위해 독일에 갔는데 ‘말도 안 사 주고 지원도 안 해 주고 머슴 대하듯 해 도저히 그쪽과 뜻이 맞지 않아 돌아왔다’는 (박 전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그쪽이 누구냐”고 묻자 김 부회장은 “모르겠다”며 “독일 캠프는 삼성과 승마협회가 2020년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 훈련장을 만드는데 박 전 감독이 파견을 갔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감독의 독일 파견은 마사회의 비용으로 진행됐다. 이를 두고 김 부회장은 “제가 와서는 처음 본 일”이라며 “보통 국가사업에 필요할 때 요청하는 것은 협조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검 측은 “삼성이 정씨만 지원한다는 것을 희석하기 위해 박 감독에 제안을 했는데 막상 정씨만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실제 자신은 들러리였다고 생각해 귀국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특검은 정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이화여대 류철균(51·구속 기소·필명 이인화) 교수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특검 피고인 30명 중 구형 절차를 마친 첫 사건이다. 최후 진술에서 류 교수는 “학장의 부당한 지시를 수행해 부당한 학점을 줬고 이를 은폐하려고 거짓말하기 위해 답안지를 만들었다.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4-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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