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학부모 “특목고 폐지 불안해” 학원은 사교육 위축에 대한 걱정
전교조 “환영” 교총 “혼란 우려”문재인 대통령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지명하면서 보혁(보수·혁신)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혁신에 대한 기대감만큼 급격한 변화에 학생들이 희생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12일 중3 아이를 둔 김모(45·서울 강남구)씨는 “교육 정책은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장 아이가 치러야 할 대입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몰라 걱정”이라며 “현 입시제도에 맞춰 아이교육을 했는데 그게 헛고생이 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용산구에 사는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특목고를 준비하고 있는데 폐지될까 불안하다”며 “명문대는 인정하면서 특목고는 부정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에 사는 학부모 이모(42)씨는 “김 후보자가 주장하는 수능절대평가제가 서열화를 부추기던 교육계의 폐단을 어느 정도 완화할 것으로 본다”며 “중2인 우리 애를 포함해 당장 제도의 큰 변화를 겪겠지만 어차피 입시제도는 3년마다 계속 바뀌어 왔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교육제도의 발전을 위해 큰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학원들은 사교육 위축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수도권 학원에서 사회를 가르치는 이모(37)씨는 “영어 과목과 함께 수능 절대평가제가 도입된 한국사의 경우 사교육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며 “수능절대평가제가 전 과목으로 확대되면 사교육 시장 위축뿐 아니라 수능을 통한 변별력도 잃어 전체적인 학력저하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강사는 “김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될 경우 교육개혁을 중심으로 갈라진 교육계 갈등을 해결하는 게 첫 번째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대 교육계의 반응도 엇갈렸다. 전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진보적 교육정책을 추진했던 김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교육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김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06-1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