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대 페이스북 캡처.
서남대 홈페이지 캡처.
폐교, 폐과가 확정되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첫 자진 폐교가 이뤄지는 셈이다.
교육부는 설립자의 교비 횡령과 부실대학 지정으로 위기에 놓인 서남대의 옛 재단이 학교 정상화 방안으로 한려대를 폐교하고 서남대 의대를 폐과하는 내용의 자구 계획을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한려대와 서남대 의대의 설립자 이홍하씨는 교비 33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최근 실형이 확정됐다.
서남대는 또 지난해 교육부의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아 재정지원과 장학금·학자금 대출 제한을 받는 등 부실대학으로 지정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남대는 지난해 명지의료재단을 재정기여자로 선정하고 학교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명지의료재단이 자금난으로 5년간 8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며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자체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의대를 폐과하고 녹십자병원과 남광병원, 남원병원, 옛 광주예술대 건물과 수익용 재산 등 약 460억원 규모의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매각해 교육여건 개선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서남대는 또 2018학년도부터 남원캠퍼스는 일부만 평생교육원으로 활용하고 아산캠퍼스만 유지할 계획이다.
서남대 입학정원은 900명, 이 가운데 의대 입학정원은 49명(의대 재학생 294명)이다. 폐과가 확정될 경우 의대생은 협의를 거쳐 인근 의대로 특별 편입된다.
남원캠퍼스 재학생들은 아산캠퍼스로 옮겨가거나 졸업할 때까지 남원캠퍼스에 다니는 방안 등이 추진된다. 이같은 내용은 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명시될 예정이다.
정상화 방안에는 또 설립자가 같은 대학 중 한려대를 자진폐교해 이홍하 설립자가 횡령한 교비 330억원을 보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려대 입학정원은 370명 규모로, 재학생 대부분이 보건의료 계열이다.
역시 폐교가 결정되면 재학생은 교육부와 협의해 교육여건이 좋은 다른 대학으로 특별 편입학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서남대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아 교육부의 컨설팅이 진행 중인 만큼 컨설팅을 마친 뒤 이번 정상화 방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번 정상화 방안은 교육부가 2015년부터 추진해 온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자진 폐교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학구조개혁 평가 이전에도 부실 대학에 대해 자진 폐쇄한 사례가 더러 있었다.
이홍하씨가 세운 광주예술대가 2000년도에 자진폐교했으며 경북 안동의 건동대와 대구의 경북외국어대가 재정적 어려움을 이유로 각각 2013년 2월과 2014년 2월 자진폐교했다.
그러나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방안으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시작한 이후 자진 폐교를 결정한 대학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남대가 내놓은 정상화 방안은 부실 대학 폐교의 신호탄으로 대학구조 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은 대학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