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공부한다” 공부의 신 3인 자기주도학습법

“나는 이렇게 공부한다” 공부의 신 3인 자기주도학습법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5-06-29 17:54
수정 2015-06-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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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어떻게 공부하느냐’도 중요한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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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한 흔적이 학생부에 그대로 반영되고, 이것이 결국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이른바 ‘공신’(공부의 신)들은 공통점이 있다. 공부를 즐기고 자신만의 방법, 즉 ‘자기주도학습’으로 꾸준히 노력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선정한 자기주도학습 우수 사례를 통해 공신들의 공부법을 29일 엿봤다.

김남현(충북과학고 2)군은 호기심과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공부한다. 공부할 때마다 항상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예컨대 태양광 발전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밤에는 햇빛을 받지 못해 효율이 떨어진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태양광 발전기를 우주로 보내면 어떨까?’ 하고 상상하는 식이다. 상상했던 것들을 그저 머릿속에서만 끝내는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탐구하는 게 김군이 하는 자기주도학습법의 핵심이다.

태양광 발전기를 우주에 보내려면 어떤 기술이 필요할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큰 백지에 적고, 필요한 것들을 직접 조사한다. 백지에 적은 것들을 노트에 옮겨 적은 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면 다시 한번 정리해 내 것으로 만든다. 김군은 “이렇게 공부하면 그 지식이 정말로 내 안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런 공부법이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은 친구들과 협력해 해결한다. 어려운 과목은 별도로 친구들과 세미나를 만들어 함께 문제를 풀고 발표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운다. 자신이 좋아하는 물리를 함께 공부하는 팀을 만들어 연구 활동도 진행 중이다.

서상희(안양외고 2)양은 “우선 자기만의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양의 경우 야간자율학습 4시간으로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모두 복습하기 어려웠다. 집에서 과제를 마치면 밤 12시가 훌쩍 넘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서 ‘더이상은 안 되겠다’면서 만든 게 바로 ‘플래너’다. 학교의 연중 일정과 대회 일정을 바탕으로 주 단위, 월 단위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매겼다. 과제의 시작 시간과 마감 시간을 꼼꼼히 기록하고, 자기 전 하루를 되돌아보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버려지는 시간을 줄이고, 좋지 않은 공부 습관도 되돌아볼 수 있었다.

복습을 할 때에는 교과서와 수업 시간에 활용한 프린트를 반복적으로 공부한다. 수업한 내용을 교과서와 프린트로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표시해 다음날 선생님에게 질문한다. 그냥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오감을 활용하는 게 그만의 공부 비법이다. 교과서와 프린트를 반복해서 음독하고, 읽은 내용을 화이트보드 등을 활용해 친구들에게 알려주는 것처럼 혼자서 설명한다. 서양은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방법으로 공부하더라도 똑같은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신에게 잘 맞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스스로 갈고 닦는 연습을 고교 진학 전부터 해 보는 게 좋다”고 권했다.

박정민(수원외고 2)양은 지금까지 한 번도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학교 선생님을 ‘멘토’로 삼아 모르는 것은 반드시 학교에서 해결하는 게 철칙이다. 방과 후 혼자서 충분히 복습하고, 모르는 것은 반드시 선생님에게 물어본다. 어려워하는 과목인 수학은 여러 권의 문제집을 푸는 대신 같은 교재를 여러 번 반복해 풀어 본다. 이렇게 해서 깊이가 쌓이다 보니 친구들과 직접 ‘창의·수학 문제 문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공부의 목표를 정한 것도 눈여겨볼 일이다. 목표가 확고하면 동기부여가 저절로 된다. 박양은 ‘덕·지·체를 갖춘 비저너(Visioner)’라는 목표와 함께 장래 희망을 ‘환경 리더’로 정한 이후 사교육을 받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 자신의 목표를 위해 중학교 때부터 꾸준히 환경 신문활용교육(NIE), 환경·경영 독서를 해오고 있다. 특히 이 분야 책을 읽으면 꼭 정리한다. 읽었던 환경 관련 책에 대한 내용과 환경과 관련한 각종 아이디어를 담은 ‘에코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 꾸준히 관리하고 있다. 박양은 “꿈을 이루고자 중학교 시절부터 환경 관련 동아리와 캠페인 활동 등을 하고 있다”면서 “꿈이 공부는 물론 다른 활동의 동기와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이재덕 한국교육개발원 자기주도학습전형지원특임센터 연구위원은 “자기주도학습은 학생이 자신의 진로 계획에 맞춰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고자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결정하는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에 따라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과 결과를 스스로 평가해 계획을 수정하고 다시 실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6-3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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