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 가는 데 6만원… ‘가짜 택시’의 폭주

[단독] 4㎞ 가는 데 6만원… ‘가짜 택시’의 폭주

곽진웅 기자
입력 2024-07-16 23:55
수정 2024-07-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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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폭염 속 갈 길은 멀고, 애타는 손 흔들었더니

‘빈 차 표시등’ 일반 택시처럼 속여
요금 뻥튀기… ‘현금’ 요구에 당혹

운전자 경력 조회 안 돼 범죄 위험
사고 발생 땐 보험 보상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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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택시들이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폭염과 장마 등의 영향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허가 없이 영업하는 ‘가짜 택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짜 택시는 운전자 경력 조회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 우려가 있고 사고 시 보험 처리도 어렵다. ‘고급 택시’라고 속이는 방식으로 승객을 태운 뒤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적발될 위기에 처하면 승객과 지인 관계라며 속이기도 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택시 기사 마모(46)씨는 수상한 카니발 차량을 가짜 택시로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일반 택시처럼 ‘빈 차’ 표시등을 켜 두고 있었지만 노란색 택시 번호판이 아닌 흰색을 달고 있는 데다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까지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니발 차량 운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인을 태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지인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는 말에 답하지 못하다 결국 불법 영업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된 A씨는 다른 경찰서에서도 같은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승객들에게 1만원대 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를 4배 이상 부풀려서 받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40)씨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삼성동까지 고작 4㎞ 거리를 가는 데 6만원을 지불했다. 김씨는 “회사 미팅 때문에 너무 급해 탔는데 6만원을 달라고 해 놀랐다”며 “지나가는 택시가 없어서 빈 차 표시등을 보고 탔는데 알고 보니 미터기도 없는 택시였다”고 전했다.

이영환 서울개인택시조합 조합원은 “악천후에는 손님들이 많아 가짜 택시들이 더 기승을 부린다”고 전했다. 박원섭 서울개인택시평의회 회장은 “주말 밤 서울역에 가면 항상 가짜 택시들이 즐비하다”며 “신고해도 단속을 피해 또 나타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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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가짜 택시는 운전자 경력 조회가 이뤄지지 않아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보험 피해 처리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1~2023년 자격이 없는 무면허 운전자 택시가 낸 사고는 총 7건이었고 16명이 사고로 다쳤다. 정경일 변호사는 “보험 처리뿐 아니라 자격이 없는 택시 기사이다 보니 사고 가능성도 더 크다”며 “가짜 택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4-07-1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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